[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운용자산 7조원이 넘는 경찰공제회가 장기간 이어진 임원 공백을 끝내고 시장에서 다시금 존재감을 드러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경찰공제회의 투자를 총괄하는 최고투자책임자(CIO) 선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시장에서도 올해 취임한 이영상 이사장이 신속한 임원 인사와 투자 수익률 제고를 강조한 만큼 CIO 선임을 통해 본격적인 투자 전략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 이영상 경찰공제회 신임 이사장이 지난 4월 1일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경찰공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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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경찰공제회가 CIO를 비롯한 임원 인사에 서두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임원 공백 장기화로 투자 활동에 제한이 따르면서 수익률 방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공제회는 CIO와 감사, 사업이사, 금융이사, 관리이사 등 이사장을 제외한 핵심 임원진이 모두 공석 상태다. 이 중 CIO는 지난 2023년 10월 17일자로 한종석 전 이사가 퇴임하면서 1년 6개월 이상 공석으로 남아 있다.
CIO는 공제회 내부에서 자산 배분과 리스크 관리, 대체투자 등 핵심 의사결정을 총괄하는 만큼 공석 상태에서는 전략 수립과 실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과감한 투자 결정과 신속한 포트폴리오 조정의 어려움으로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책임 있는 투자 집행이 어려워 보수적인 운용에 초점을 둘 수밖에 없고 이는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부담이 따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경찰공제회의 최근 5년 간 투자수익률은 5.4%를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실적이지만 타 공제회(7~8%) 대비 두드러진 성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평가가 존재한다.
여기에 지난 2022년 말 1% 미만이었던 단기자금도 지난해 6월 말 기준 11.4%까지 치솟았다. 단기자금은 공제회와 연기금 등이 자금 운용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한 대기성 자금을 말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경찰공제회의 CIO 선임과 관련해 빠른 선임과 투자의 일관성을 위해 내부 승진도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직의 특성과 자산운용 방향을 잘 이해하고 있는 내부 인사를 중용할 경우 공백 기간을 최소화하면서도 기존 전략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부 인사 승진은 인사 검증 절차나 적응 기간이 짧아 비교적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투자시장 불확실성 확대 등 대외 변수를 고려했을 때 안정성에 방점을 두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실제 산림조합중앙회와 건설근로자공제회 등 많은 LP들이 이같은 이유로 내부 인사를 CIO에 선임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내부 인사의 경우 적응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외부 인사 대비 이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이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급변하는 세계 정세와 불안정한 자본시장 환경 등을 거론하며 장기간 공석이었던 임원 인사를 신속히 단행해 조직 안정화를 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