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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혁신 기대했는데…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개점휴업'

[외면받는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①
기존 원금 보장 중심 틀 못 벗어나 한계 뚜렷
포트폴리오 구성 제한적…RA 도입 취지 무색
시중은행도 소극적…도입하고도 KPI 반영 안해

등록 2025-09-11 오후 7:41:17

수정 2025-09-11 오후 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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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5년 09월 11일 19시 41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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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정부의 규제 완화로 퇴직연금 시장에 로보어드바이저(RA) 일임제도가 도입됐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400조원 규모로 성장한 퇴직연금 시장의 ‘혁신 카드’로 기대를 모았던 로보어드바이저가 은행권의 소극적인 태도와 구조적 한계에 가로막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표=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도입한 시중은행 3곳 불과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퇴직연금 운용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일임서비스 도입 이후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등 3곳의 시중은행이 관련 상품을 내놨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하반기 중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해 개인의 성향과 시장 상황에 맞춰 자산을 자동으로 운용해주는 서비스로 투자자의 직접 개입 없이도 포트폴리오 조정과 위험 관리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일임형 자산관리 방식이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3월부터 개인형퇴직연금(IRP)에 대해 투자 자문부터 운용까지 모두 인공지능에 맡기는 투자일임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존에는 퇴직연금의 경우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투자 자문을 제공받는 것만 가능했다.

문제는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제도가 시장에서 유명무실한 상태라는 점이다. 원금 보장 중심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채 도입되다 보니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이나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 추구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투자성향 제한과 최소 투자금액 조건 등 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로보어드바이저(RA) 상품 설명에 따르면 고객의 투자성향보다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는 가입할 수 없다. 이는 RA가 본래 목표로 내세운 ‘자동화된 맞춤형 운용’ 기능이 제한적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사실상 공격적 전략 운용이 막혀 있는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이 로보어드바이저에 힘을 주지 못하는 데는 여러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며 “손실이 발생했을 때 금융사가 책임을 떠안을 수 있다는 부담이 크고, 핀테크 기반 운용사들의 재무 안정성이나 업력에 대한 불신도 여전히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수수료 구조가 낮아 수익성이 뚜렷하지 않다”며 “은행 내부적으로도 관련 시스템을 개발할 여력이 부족하다 보니 적극적인 판매나 KPI 반영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손실 가능성 부담·불신·낮은 수수료 ‘걸림돌’

전문가들은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가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로 △손실 발생 시 금융사가 책임을 떠안을 수 있다는 부담 △핀테크 기반 운용사의 재무·업력 한계에 대한 은행권 불신 △낮은 수수료 구조로 인한 수익성 부족 △시스템 개발 여력 부족 등을 들었다.

이러한 요인들이 장애물로 작용하면서 금융권이 로보어드바이저의 적극적인 판매와 KPI 설정을 꺼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한 은행 중 대다수가 KPI에 관련 내용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철 한국퇴직연금개발원 연금부문 대표는 “현재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상품을 보면 미리 알고 와서 찾아보는 고객이 아니라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모두가 경쟁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미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이어 “RA는 투자자의 성향에 맞춘 맞춤형 운용이 핵심이지만 현재는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 있지 않다”며 “투자성향 분석 후 해당 성향에 맞는 RA 투자 방향을 결정하는 추가 분석 과정이 필요한데 현재와 같이 단순한 일률적 투자성향 분석을 RA 일임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는 퇴직연금 시장에 로보어드바이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와는 다소 동떨어져 있는 모습이다. 자산 인출기 전략의 부재를 비롯해 계좌 통합이 어려운 구조, 세제·전산 시스템 미비 등 제도적 한계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은 퇴직연금 운용에 관련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특히 일부 로보어드바이저는 절세 매매 기능과 은퇴시점 설계, 인출 전략, 은퇴 자산 시뮬레이션 분석 등 포괄적 솔루션을 통합 제공하는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발전했다.영국은 도입 시점은 늦었지만 ISA와 SIPP 등 다양한 계좌에 로보어드바이저를 적용하고 있으며, 일본도 개인형 확정기여연금과 연계해 ETF 기반 연금 포트폴리오 운용에 활용하고 있다. 호주 역시 퇴직연금(SMSF) 운용에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하는 추세가 확대되고 있다.김 대표는 “한국은 연금 지급 방식이 통합 계좌 기준이 아니고, 중도 인출·해지 규정과 세금 문제, 전산 시스템 미비 등으로 인해 계좌별로 분리된 자금이 운용된다”며 “이 때문에 RA가 장기적인 연금 지급 계획과 맞춤형 투자 전략을 설계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추세 역행










이건엄 기자

lee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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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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