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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베타값 왜 수입 하나”…공정가치 평가, 기준 마련 시급

신뢰성 이유로 블룸버그만 고집하는 회계법인
베타값 하나에 수천만원 비용지출…기업부담↑
“양쪽 의견 일리 있어”…당국이 기준 제시해야

등록 2025-04-24 오후 6:31:11

수정 2025-04-24 오후 6: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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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5년 04월 24일 18시 31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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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국내 기업 회계 담당과 자산 평가사들은 오늘도 베타값(β) 하나를 얻기 위해 블룸버그 단말기를 켠다. 국내 금융정보업체들도 베타값을 정형화해 제공하고 있지만 주요 회계법인들이 감사 과정에서 신뢰성을 이유로 블룸버그 데이터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불필요한 비용 지출 방지와 국내 금융정보업계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금융당국이 나서 베타값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공표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 단말기 관련 이미지.(사진=EPA 연합뉴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회계법인들은 감사 과정에서 비상장 자회사와 영업권, 무형자산 등의 공정가치 평가가 필요할 때 할인율 산정을 위해 기업에 베타값을 요구한다. 국내 금융정보업체들이 제공하는 수치보다는 블룸버그를 비롯한 외국계 업체의 수치를 선호한다.

베타값은 특정 기업의 주가가 전체 시장 대비 얼마나 민감하게 움직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시장 전체 수익률이 1% 오를 때, 해당 기업 주가가 평균적으로 몇 % 오르거나 내리는지를 수치로 보여준다.

기업가치평가 시 할인율 산정의 핵심 변수로 사용되며 자회사와 비상장사의 가치 평가, 회계상 공정가치 측정, 기업공개(IPO) 밸류에이션 등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내 회계법인들이 가치평가 시 일반적으로 블룸버그 베타값을 고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블룸버그에서 제공하는 베타값이 투자자와 분석가 사이에서 신뢰받는 표준이라는 판단하에 기준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블룸버그 수치를 활용하면 투자 리포트나 딜에서 일관된 기준을 유지할 수 있다”며 “주기와 기준지수, 주가 보정 같은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비교적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사를 받는 기업과 용역을 수행하는 자산평가사 사이에선 블룸버그 자료만 고집하는 감사 구조가 불합리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에서도 충분히 베타값을 뽑아낼 수 있는 상황에서 수치 산출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내 한 기업은 연간 5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블룸버그 단말기 구독료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여력이 되는 대기업은 부담이 크지 않지만 규모가 작은 기업의 경우 출혈이 상당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 등 공적 기관이 나서 국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직접 나서 기준을 마련한다면 감사인 역시 블룸버그의 베타값만 고집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기준을 제시하면 현업에서는 따라올 수밖에 없다”며 “한국거래소가 기준을 만들고 국내 금융정보업체가 데이터를 사서 유통하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 효율적인 공정가치 평가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회계사도 “회계업계에서도 블룸버그 베타값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감사인과 비용 지출을 부담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 모두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키는 감사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는 금융감독원에 있다”며 “금감원이 나서 기준을 제시한다면 감사인 역시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기업 역시 납득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건엄 기자

lee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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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엄 기자

lee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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