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유가 상승과 전세난, 신학기 수요 등으로 3월 물가상승폭이 더욱 확대됐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년비 물가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범위 상한선인 4%를 석 달 연속 상회한 것은 물론이고 5%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28일 이데일리가 국내 금융기관 이코노미스트 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월 소비자물가(CPI)는 전월비 0.6%, 전년동기대비 4.8%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 전문가별 코멘트 별도기사 참고)전년비로 올해 1월 4.1%를 기록하면서 4%대로 올라선 이후 2월 4.5%에 이어 석 달 연속 4%를 상회하는 것이다. 응답자 15명 가운데 4명은 물가상승률이 5%까지 치솟을 것으로 점쳤다.
정부가 물가안정대책을 내놓기도 했지만 유가가 고공비행하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졌을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이후 한풀 꺾이긴 했지만 두바이유 현물을 기준으로 배럴당 110달러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윤창용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정정불안으로 2월중 원유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던 것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3월에도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 물가 오름세가 이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가격 급등과 대학 등록금 인상 등 서비스요금도 크게 오른 것도 물가상승압력을 높인 요인으로 꼽혔다.
이승훈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집세를 포함한 서비스 물가도 상승세를 이어갔다"며 "3월에는 신학기 수요에 따른 계절적인 근원 물가 상승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대지진 이후 달러-원 환율이 한때 1130원선을 넘어서는 등 오름세를 보인 것도 물가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은 물가상승률이 4%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중동 불안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고유가 파급효과가 여전하고 일본 대지진으로 수산물 등 공급쪽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윤 애널리스트는 "원유가격 상승에서 비롯된 대외적 공급충격은 4월까지도 이어질 것"이라며 "당초 예상보다 물가불안이 좀 더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분기에도 4%대 초중반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종수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역시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거나 유가 급등으로 인한 세계경제 침체 우려가 확산되기 전까지 비용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불가피하다"며 "기대 인플레이션 확산은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2차 파급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저효과 덕에 물가상승세가 3월보다 더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4월 이후는 기저효과의 영향이 다소 완화되기 시작해서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월 고점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