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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가격, 반년 만에 ‘2배’ 폭등…車업계 ‘패닉’ 사재기 나서나

작년 4분기 이어 올 1분기도 40~50% 급등 전망
HBM 쏠림 심화…PC·스마트폰·차량용 품귀 대란
코로나 '공급망 악몽' 우려에 사재기 조짐 확산

등록 2026-01-30 오전 11:07:31

수정 2026-01-30 오전 11:07:3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인공지능(AI) 투자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면서, 자동차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팬데믹 때처럼 공급 부족 우려가 제기되며 ‘사재기’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AFP)
30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서 자동차 산업을 담당하는 제레미 부샤르 분석가는 “자동차 업계에서 메모리에 대한 ‘패닉 구매’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당장 지금 공급이 부족하다는 불안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메모리를 주문하고 사들이는 ‘두루마리 휴지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메모리 가격이 지난해 4분기(10~12월) 40~50% 오른 데 이어, 올해 1분기(1~3월)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불과 6개월 만에 메모리 가격이 두 배 이상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로 AI 데이터센터 및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쏠림’ 현상이 나타나 PC·스마트폰·자동차 등에 필요한 메모리 가격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는 HBM이 필수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기술 ‘공룡’들은 AI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며 엔비디아의 최첨단 GPU를 대량 구매하고 있다. 그 결과 HBM 수요도 폭증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90% 이상 점유율로 3분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디램(DRAM) 공급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34%, 삼성전자가 33%, 마이크론이 26%로 각각 집계됐다.

문제는 이들 기업의 생산능력이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 입장에선 HBM이 더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고 대규모 장기 주문이 대부분이어서, 즉 안정적인 ‘돈줄’인 셈이어서 스마트폰·PC·자동차 등의 제조업체에 공급하는 메모리 공급을 뒤로 미루고 있다.

AI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그룹은 2027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 투자액이 2024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1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메모리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의미여서 자동차 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미 가격 인상을 경계해 유통업체들 사이에선 재고 확보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출고 지연 또는 생산 중단 등에 시달린 바 있는 만큼, 유사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자동차 제조시 1대당 25~150달러 상당의 디램이 필요하다. 스위스 UBS는 보고서에서 자동차 산업에 대해 “(메모리) 가격 상승이 원가 상승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메모리 가격 상승은 스마트폰과 컴퓨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조사기관 IDC는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 올해 스마트폰과 PC의 판매가격이 6~8%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닛케이는 “메모리 가격 상승은 소비자의 구매 억제와 시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각국 정부는 반도체를 경제안보 전략 자산으로 취급하며 자국 내 생산을 확대·지원하는 방향으로 틀었다. 메모리 부족이 장기화하면 국가 간 반도체 유치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방성훈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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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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