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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제한적 경영 참여…"재계 저격" vs "경영권 침탈 기우"
기금위 의결한 경우 등 제한적 경영참여 기준 모호
제한적 경영 참여 놓고 전문가들 이견 팽팽
등록 2018-07-30 오후 6:39:17
수정 2018-07-30 오후 6:39:17
[이데일리 박정수 이광수 이슬기 기자] 국민연금기금(이하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공식 선언했지만 시작부터 재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국민연금이 공청회 당시 내놓은 안과는 다르게 제한적이지만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하겠다고 발표해서다. 경영 참여 조건도 기업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해 이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특별히 의결한 경우라고 모호한 잣대를 들이대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갈리고 있다.
제한적 경영참여 기준 모호…“주관 담길 수밖에”
30일 보건복지부는 ‘2018년도 제6차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방안을 의결했다. 핵심 쟁점인 경영 참여에 해당하는 주주권 행사는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애초 복지부가 발표한 스튜어드십 코드 초안에서는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를 뺐었다. 하지만 지난 26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를 반대했고 결국 재계와 노동계의 절충안으로 경영 참여에 해당하는 주주권 행사에 관해 제한적 허용을 의결했다. 이제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이나 아시아항공처럼 오너 일가의 ‘갑질 사태’ 같은 일이 벌어졌을 때 주주제안으로 사실상 경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경영 참여 주주권행사시 지분변동 수시공시, 단기매매차익 반환 의무 등으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이 없으면 주주권 행사가 어려웠다.
문제는 제한적 경영 참여 기준이다. 국민연금이 ‘기업가치 훼손’, ‘기금운용위원회 의결한 경우’라는 단서만 달았을 뿐 객관적인 기준이 없다. 이날 박능후 복지부 장관도 기업 경영가치의 훼손 기준에 대해 “위원 주관적인 판단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기금위원도 “기금위에서 의결할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 기준을 포괄적으로 담은 것”이라며 “현재 국민연금이 업계와 합의할 수 있는 최대 범위 내에서 합의해 나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특히나 그는 “경영 참여 기준의 보편적 확대는 불가능하다”며 “대한항공 같은 사례가 벌어졌을 때나 기금위가 개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개입 우려” vs “경영권 침탈 기우”
국민연금의 제한적 경영 참여를 놓고 전문가 이견은 팽팽하다. 우선 제한적 경영 참여 기준이 대기업을 겨냥한 경영개입이란 지적이다. 정우용 한국상장사협의회 전무는 “국민연금이 경영 참여 기준을 명확히 안 했을 뿐 대기업 일탈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코스피 상장사를 기준으로 시총 상위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최근 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상장사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며 “객관적인 기준으로 기업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연기금 CIO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데 제대로 된 경영 참여를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특히나 제한적 경영 참여라지만 범위도 밝히지 않았다. 국민연금 재량으로 이를 관리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등 정계에서도 “연금사회주의와 같은 기업에 대한 과도한 경영개입이 우려된다”며 결정 재고를 정부에 요구했다. 이들 또한 “정부는 기금운용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기로 한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이다.
한편에서는 경영권 침탈 대한 우려는 기우라는 입장이다. 조명현 한국지배구조연구원장은 “재계에서 우려하는 경영권에 대한 침탈은 기우”라며 “지금 방식대로 도입하고 1~2년 후에 수정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이어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갖추고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 재계와 국민연금 양쪽 다 부담”이라며 “국민연금이 현 방안을 제대로만 수행한다면 자본시장에 많은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능후 장관도 이날 “원칙별로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과정 로드맵을 만들어놨으나 실질적으로는 많은 준비과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