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진설명:자유한국당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바람직한 시행 방향은’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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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국민연금이 도입한 스튜어드십 코드를 놓고 학계와 업계는 독립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연금이 내놓은 로드맵대로 스튜어드십 코드가 시행될 경우 자칫 경영권 침해로 흘러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의 투명성 확보와 전문가 중심의 거버넌스 체계 개편을 요구했다.
“기업에 압박 넣는 정부 ‘터널링’ 아니냐”자유한국당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바람직한 시행 방향은’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 주제 발표에 나선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민연금이 시행하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일종의 터널링으로 보인다”며 “독립성이 결여된 채 시행한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치려는 땅굴과도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구성은 모두 정부에서 임명한다”며 “이를 놓고 제대로 독립성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국민연금의 5%룰 예외 적용에 대해서는 정당성이 결여된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대량보유 보고의무를 3% 이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보고 기간도 2~3일 이내로 정하고 있다”며 “국내 연기금에 대해서만 예외를 적용한다는 것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불공정한 환경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위탁운용사에 의결권 행사를 위임하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사에 가점을 주는 것 또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무엇보다 위탁사가 국민연금 수익 제고 등에 반할 경우 의결권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간접적 영향력 행사로 보일 수 있다”며 “수익 제고 등에 반하는 경우의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본질적으로 국민연금은 기금의 안정성과 수익성 추구에 직접적 관련이 없는 행동을 최소화하고 기금운용을 염두에 둔 전문가 중심의 거버넌스 체계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원회 소속 단체와 위원 자격요건 등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며 “차등의결권(1주당 1표의 의결권이 아니라 다수의 의결권을 보유한 주식을 허용) 등 경쟁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 마련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독립성·수익성 제고 방안 결여 한목소리토론에 참여했던 학계와 업계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에는 독립성과 수익성 제고 방안이 결여됐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강영기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연구교수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후 어떠한 형태로 운용의 투명성을 담보하고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다”며 “국민연금과 유사한 일본 공적연금(GPIF)의 스튜어드십 코드와는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일본 공적연금의 경우 스튜어드십 코드 활동에 관한 사항을 공시하고 있고 ‘정보공개청구제도’를 통해 GPIF가 보유하는 법인문서의 공시를 누구든지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강 교수는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국민연금의 독립성과 투명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전무는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성 제고를 위한 원칙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전무는 “국민연금이 도입한 스튜어드십 코드의 원칙별 이행방안 어디에도 기업의 중장기 가치를 고려해 수탁자 활동을 하겠다는 표현이 없다”며 “오히려 의결권 행사 세부지침에서 다른 헤지펀드나 적극적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하는 기관투자가와 같은 주주권 행사 원칙들을 열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원일 제브라투자자문 대표도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은 정치 행위가 아닌 투자의사 결정”이라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할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치적인 의사결정 가능성을 배제하고 투명한 투자 철학과 주주관여, 의결권 행사 프로세스 정립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경일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재정과장은 “다양한 업계 관계자들이 스튜어드십 코드에 있어서 오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연금은 기업과의 생산적 대화를 통해 기업가치와 장기적인 수익성을 높여 스튜어드십 코드 순기능을 확대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전했다. 특히 최 과장은 “최근 단기적인 수익률 부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으나 이는 국내 주식시장이 부진했기 때문”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630조원의 기금 가운데 300조원이 운용을 통해 일궈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안전판 역할도 함께 하기 때문에 다양한 매매전략을 쓰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국민의 노후자산 증진을 위해 지속해서 힘쓰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