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한국투자공사(KIC)가 ‘한국형 테마섹’으로 성장하기 위해 국내 전략투자를 이끌 전담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내년 선임할지 주목된다.
KIC가 해외투자 중심의 국부펀드에서 벗어나 국내 전략산업 투자 기능까지 맡는다는 구상에 맞춰 별도의 투자 책임자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다만 관련 법 개정이 전제된 만큼 실제 선임 시점은 국회 입법 일정에 달려 있다.
‘전략투자계정 전담’ CIO 신설 담은 법 개정안 발의2일 국회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월 말 대표발의한 한국투자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전략투자계정의 투자담당 이사(CIO)를 별도로 두는 내용이 담겼다. 국내 전략투자를 전담할 CIO를 신설해 투자 의사결정과 운용 책임을 맡기겠다는 취지다.
현재 KIC 내부에는 국내 직접투자를 담당할 전문인력이 한 명도 없다. KIC가 현행법상 위탁자산을 해외 외화자산으로만 운용해 왔기 때문에 국내 직접투자를 담당하는 인력을 별도로 보유하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KIC는 법 개정안이 초안대로 확정될 경우 관련 인력과 조직을 충원할 방침이다. 전략투자계정 운영을 위한 별도 투자 책임자 체계를 갖추고 국내 투자 기능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개정안에는 투자담당 이사의 자격 요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신설되는 제16조 제3항에 따르면 전략투자계정 투자담당 이사는 ‘같은 조 제2항에서 정한 투자 경력’과 ‘전략산업 분야 근무 경력’을 합산해 10년 이상을 갖춰야 한다.
 | | (자료=한국투자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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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항은 “공사의 투자담당 이사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국내외 금융기관 또는 국제금융기구에서 10년 이상 투자업무에 종사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전략투자 담당 CIO는 여기에 전략산업 분야 근무 경력을 더하도록 한 만큼 ‘금융투자 전문성’ 뿐만 아니라 ‘산업 현장에 대한 이해’도 함께 고려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선임 절차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개략적으로는 △투자이사추천위원회 추천(위원장은 KIC 사장) △운영위원회 심의 △사장 임명 순이다.
우선 운영위원회가 투자담당 이사 후보를 추천하기 위한 투자이사추천위원회를 설치한다. 투자이사추천위원회는 박일영 KIC 사장이 위원장을 맡고, 후보 추천 이후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장이 최종 임명하는 구조다.
법안 통과가 선결 조건…연내 입법시 내년 선임 착수후보 모집은 공개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투자이사추천위원회는 주요 일간신문에 투자담당 이사 후보 모집 공고를 내야 한다.
이와 별도로 적임자로 판단되는 후보를 직접 조사하거나 전문단체에 조사를 의뢰할 수도 있다. 법안이 초안대로 확정된다면 공개 모집과 별도 후보 발굴을 병행해 적임자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운영위원회 규모도 확대된다. 개정안은 투자담당 이사 후보 추천을 위한 위원회를 두는 한편 운영위원회 구성원 한도를 기존 ‘12명 이내’에서 ‘15명 이내’로 늘리는 내용을 담았다.
기존 운영위원회는 ‘당연직 위원 3명’과 ‘민간위원 6명’으로 구성됐는데, 이 민간위원 한도가 ‘6명 이내’에서 ‘9명 이내’로 늘어나서다. 이는 전략산업 분야 경력직을 충원하기 때문이다.
기존 민간위원의 자격요건에는 ‘금융·투자분야’ 연구 또는 근무경력 관련 내용만 있었는데, 개정안에는 ‘금융·투자·전략산업 분야’로 바뀌었다. 전략투자계정 신설에 맞춰 투자 책임자 선임과 관련 의사결정 체계도 손질하는 셈이다.
다만 전략투자 담당 CIO 선임이 실제로 이뤄지려면 국회 입법이라는 관문을 넘어야 한다. 지난달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전략투자계정의 별도 CIO 선임 문제를 둘러싼 구체적 질의가 나오지 않았다. 최종 법안 내용과 처리 일정 역시 아직 유동적인 상황이다.
법안 통과 시점은 빨라야 이달 말에서 다음 달로 예상된다. 연내 입법이 마무리되면 KIC는 내년 초부터 전략투자 담당 CIO 선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반대로 법안 처리가 늦어지거나 조항이 수정되면 조직 구성과 CIO 선임 일정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결국 KIC의 ‘한국형 테마섹’ 구상은 국내 전략투자를 전담할 인물을 어떻게 선임하고, 어떤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느냐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라며 “내년 전략투자 개시가 목표인 만큼 별도 CIO 신설을 담은 법안이 국회 문턱을 조기에 넘을 수 있을지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