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경기 불확실성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미국 벤처캐피털(VC)들이 올해 1분기 신중한 투자 행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경기 흐름이 지속될수록 과거와 같은 VC 잔치가 재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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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VC들은 3723건의 스타트업 딜에 707억달러(약 86조155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4282건에 770억달러를 투자하며 역대급 신기록을 세운 지난해 1분기 규모에는 소폭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초창기의 시드 단계 투자가 활발히 이뤄졌다. IPO 시장이 위축되면서 ‘안정적 투자’로 꼽히는 후기 단계 펀딩보다는 초창기 단계 투자에 부담을 덜 느낀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프리 IPO 단계에 놓인 미국 스타트업들의 평균 기업가치는 지난해 약 7억달러에서 올해 5억달러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진료와 화상회의 등의 스타트업에 자금이 쏠렸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기후테크에 대한 관심이 컸다. 실제 글로벌 컨설팅사 PwC에 따르면 기후테크는 넷제로 선언 기업과 ESG에 대한 시장 관심 증가로 향후 VC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기후테크 분야 스타트업이 단숨에 유니콘 반열에 오르는 사례도 탄생했다. 고객사를 상대로 탄소배출량 관리 플랫폼을 제공하는 미국의 ‘워터셰드’는 올해 1월 세쿼이아캐피탈과 클라이너퍼킨스 등으로부터 7000만달러(약 854억원) 규모의 시리즈B 라운드 투자를 유치하며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이 분야 외에도 핀테크와 가상자산, 프롭테크 분야에 대한 관심도 막대했다.
다만 불안정한 경기 상황으로 엑시트 사례는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VC들은 310건의 딜을 통해 336억달러를 회수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1246억달러를 회수한 것과는 크게 대조되는 규모다.
관련 업계에서는 스타트업에 대한 미국 VC들의 투자 규모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일 스탠포드 피치북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펀딩을 시작해 올해 1월 초 마감된 펀드 효과로 1분기 투자 규모가 지난해와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았던 것”이라며 “유동성이 풍부했던 지난해 투자 모멘템을 이어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 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한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펀딩 계획을 미룬 VC들도 있어 앞으로의 전망이 밝다고만은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