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상장사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에서 대규모 횡령 및 회계 부정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회계·재무·감사 담당자 4명 중 1명은 사내에서 임직원에 의한 횡령 및 회계 부정을 목격하거나 경험한 적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28일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은 지난달 국내 기업에서 회계와 재무, 감사 업무에 종사하는 임직원 598명을 대상으로 ‘2022년 회계감사와 디지털 감사 인식’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26%는 회사 내에서 임직원에 의한 횡령이나 회계 부정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자산 규모가 5조 원 이상인 기업에서는 해당 응답률이 36%로 나와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회계 부정에 대한 내부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계 부정이 발생한 기업이 미치는 부정적 영향으로는 ‘투자자 신뢰도 하락(주가 하락 포함)’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회사의 평판 하락(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 감소 포함)’과 ‘조직 내 사기 저하’는 그 뒤를 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35%는 ‘향후 본인 회사에 횡령 또는 부정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하면서 기업 관계자 3명 중 1명꼴로 횡령 및 회계 부정 방지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간 상장사 등에서 횡령 및 회계 부정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내부회계관리제도 회의론’이 나왔음에도 전체 응답자의 81%는 내부회계관리제도가 횡령 또는 부정 억제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특히 감사실 또는 내부감사기구에 소속된 응답자가 주를 이루며 필요성에 크게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렇게 답변한 응답자 중 62%는 그 이유로 내부회계관리제도가 형식적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제도를 제대로 설계하고 운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광열 EY한영 감사본부장은 “자본시장의 신뢰를 훼손하는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횡령 및 부정의 원인을 파악하고 기업 내부의 잠재적 위험을 통제하기 위해 기업들이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점검을 강화하는 것은 우선 과제”라며 “내부회계관리제도를 통한 상시 예방 노력뿐 아니라 부정 사례가 발생할 시 관련 징후를 적시에 탐지할 수 있는 방안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