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전북은행(006350)이 주가 탓에 증자 일정을 한 차례 연기한 뒤에도 여전히 액면가 밑을 배회하고 있다. 전북은행은 지난 2009년 증자 때도 이 같은 현상 때문에 대규모 실권이 발생한 바 있다. 청약일이 1개월도 채 안남은 시점에서 증자가 원활하게 마무리될 지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00만주(1차발행가 5000원 기준 500억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중인 전북은행은 오는 12월13~14일 주주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우리사주조합 우선배정분 20%(200만주)는 전량 소화된 상태여서 주주들에게는 1주당 0.1441075주가 배정됐다. 청약후 발생한 실권주는 이사회에서 별도 처리된다.
청약을 앞두고 흥미로운 것은 주주들의 청약 향방이다. 지금까지의 주가 흐름만 본다면 메리트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북은행 증자 발행가는 다음달 8일 정해진다. 하지만 사실상 액면 5000원으로 확정된 상태다. 기존에 산출된 1차발행가를 넘어설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가가 이달 들어 또다시 액면가(5000원)를 밑돌고 있다. 지난 15일 종가는 4885원이다. 전북은행 증자 할인율은 20%다. 현재 시세만 놓고 보면 주주들에게 할인율은 의미가 없다. 오히려 청약에 참여하면 시세보다 비싸게 주식을 사게 되는 셈이다.
이미 전북은행은 1차발행가 결정 이후 9월22~23일로 예정됐던 청약 일정을 한차례 늦춘 바 있다. 하지만 연기 이후에도 청약 환경은 그다지 호전되지 않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계획대로 공모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지난 2009년 3월 전북은행이 진행한 400억원 주주배정 증자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발행가는 액면가와 동일했고, 주가는 액면가를 밑돌았다. 우리사주 우선배정 20%를 제외하면 주주들의 청약률은 12.4%에 그쳤다. 미청약주식 543만주 중 300만주는 제3자배정 됐지만 결국 전북은행의 발행주식 가운데 30.5%가 실권처리됐다. 실제로 유입된 자금은 279억원 정도였다.
당시 12.3%로 KTB사모투자펀드(PEF)에 이어 2대주주였던
삼양사(000070)는 주주배정 청약에 참여한데 이어 실권주 40만주까지 인수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삼양사의 회사분할로 인해 삼양사가 보유한 주식은 모두 삼양바이오팜으로 이전됐다. 현재 지분율은 13.3%이다.
이번 증자에서 삼양바이오팜에 배정된 물량은 106만주 가량으로 53억원 정도다. 하지만 2년전과 같이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또다시 삼양사가 전북은행의 구원투수로 나서줄 지 관심이다. 현재 산업자본의 지방은행 지분 소유한도(15%)를 감안하면, 삼양바이오팜이 추가로 인수할 수 있는 실권주는 최대 137만주(68억원) 가량이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주요주주가 50%가 넘는데 대부분 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실권주가 발생하더라도 제3자배정이 어렵지 않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배당성향이 작년에도 5% 정도였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충분히 청약메리트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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