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 3%대의 꿈을 무참하게 깨버린 주범. 바로 금반지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안전자산인 금값이 연일 고공비행하면서 국내 금반지값도 급등,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렸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금반지 값은 전월비 8.1% 급등했다. 금반지가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48%이며, 지난달 소비자물가 전월비 상승률에서 금반지의 기여도는 0.12%포인트에 달한다.
소비자물가가 전월비 0.1% 올랐으니 금반지만 아니었으면 거의 보합수준에 머물 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월비로도 물가상승률 4.3% 가운데 0.45%포인트를 금반지가 끌어올렸다. 금반지 급등요인을 제외하면 전년비 3.8% 수준에 그쳤을 것으로 통계청은 추정했다.
금반지 값이 뛴 것은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국제 금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금 선물 11월물은 지난달 한때 온스당 19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순금 가격은 1돈당 26만원을 넘어섰다. 8월1일 22만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18% 급등한 것이다. 9월말 금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4일 현재 25만원대로 내려앉았지만 국제 금융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만큼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수 있다.
결국 금융시장이 안정되지 않으면 국내 물가상승률도 고공비행을 이어갈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처럼 금값이 치솟자 1g짜리 돌반지가 선보이는가 하면 결혼을 앞두고 예물을 다른 보석으로 대체하거나 금니 대신 세라믹 치아를 사용하는 등 소비패턴도 변하고 있다.
한편 금반지가 물가상승 주범으로 꼽히자 정부는 소비자물가 개편안에서 금반지를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현재 물가지수 구성은 2005년을 기준으로 작성됐다. 5년마다 소비패턴에 따라 물가지수 구성품목과 가중치를 변경하는데 마침 2010년을 기준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양동희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국민계정에서 금반지는 자산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며 "물가는 소비지출만을 측정하기 때문에 자산인 금반지를 물가구성품목에서 빼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