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기업들이 경기둔화에 대비하기 시작하면서 재고조정도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수출 둔화는 현실화되고 있고, 기대했던 내수도 주춤한 모습을 보이자 재고를 줄여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재고증감은 -0.3%를 기록했다. 작년 4분기 이후 3분기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재고가 전체 GDP 대비 0.3% 줄어든 것으로 그만큼 성장을 갉아먹었다는 의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보통 경기가 안 좋아지면 재고가 쌓이다가 감소하는데 이번에는 재고를 제대로 쌓아놓지도 않고 줄이기 시작했다"며 "이는 생산보다 재고조정에 더 신경을 쓴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재고증감에는 생산자가 보유하고 있는 재고 뿐만 아니라 유통중에 있는 재고변동도 포함된다. 항목별로는 원재료 및 소모품, 재공품, 완성품, 재판매용 재화 등으로 나눠 추계한다.
일단 기업들이 완제품 재고를 처분하면 재고증감은 마이너스로 떨어진다. 완제품 재고도 경기가 좋을때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소진되는 경우가 있고, 경기둔화로 기업들이 생산을 줄이고 쌓아놓은 재고를 먼저 처분하는 경우도 있다. 또 중간재와 원자재 수입이 줄어들면서 이로 인해 재고가 감소할 수도 있다.
3분기 재고감소는 완제품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아직 9월 지표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7월과 8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생산자제품재고는 전월비 각각 2.7%, 3.1% 늘었다. 따라서 이보다는 중간재나 원자재 재고가 감소한 영향이 더 컸을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제조업 재고는 늘어났는데 재고증감이 마이너스라면 중간재나 원자재 수입이 감소한 영향이 컸을 것"이라며 "기업들이 향후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생산을 줄이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7~8월 생산자제품 재고가 늘어난 것도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같은 달 출하는 각각 전월비 1%, 0.6% 감소해 제조업 재고/출하비율은 6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전 이코노미스트는 "출하는 줄어드는데 재고가 늘어났다면 결국 안 팔려서 재고로 쌓아놓은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경기둔화 시그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