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83만8405명. 지난해 기업공개(IPO) 공모주에 청약한 투자자수다. 9조4226억원 공모에 일반투자자 청약증거금만 99조9529억원이 몰렸다. 청약자수는 2009년에 비해 53% 증가했고, 청약증거금은 140.2% 급증했다. 공모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준다. 지난 1999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했던 공모시장 활황의 추억도 한 몫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거래소가 신규상장 시초가 호가범위 상한을 200%에서 150%로 줄이는 방안을 시행하기 위해 넘어야할 가장 큰 벽이 투자자들의 불만이다. 지금은 상장 첫날 최대 130%의 시세차익이 가능하지만 시행 이후로는 73%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높게 형성된다. 공모가의 경우 최근연도 실적을 토대로 결정되기 때문에 향후 성장가능성에 대한 기대심리가 적용되면 시초가는 당연히 공모가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집계한 `2010년 발생시장 청약동향 분석` 자료만 보더라도 신규상장 평균 주가수익률은 상장 첫날 20.1%로 가장 높았고, 4주후에는 11.3%에 그쳤다.
올해 상장한 기업들 중에서도 시초가 상한 200%까지 도달한 회사는
씨그널정보통신(099830)과
인트론바이오(048530)테크놀로지 두 곳이다. 상장 첫날 최대 130%까지는 아니더라도 100%는 실현 가능한 수익률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외에도
나노신소재(121600),
티피씨글로벌(130740),
블루콤(033560),
일진머티리얼즈(020150),
현대위아(011210) 등도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높았다.
이에 따라 상장공모주에 참여한 많은 투자자들이 첫날 처분한다. 기관만 보더라도 2008~2010년 9월 상장공모 142건 중 배정받는 공모주를 첫날 처분한 기관은 34.2%에 달한다. 시초가 호가상한 하향이 조기 적정주가 형성, 투자자 보호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시행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모시장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IB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초가 밴드 상한 축소가 공모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의 판단에 의해 그 기업의 내재적 가치가 결정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위적으로 축소시키면서 투자매력도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다. 무엇보다 공모가 거품의 본질을 건드리기보다는 변죽을 울리는데 그친다는 지적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 기업의 내재가치를 시장이 판단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어느정도 소요되는 것은 불가피한데 이를 인위적으로 단시간에 결정짓는 것이 과연 옳은일인지는 의문이다"면서 "공모가 거품 논란은 발행사와 증권사간의 가격결정과정에 따라 발생한 문제이지, 시초가 밴드 상한폭이 넓어서 발생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