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비 4.8%로 지난달보다 더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됐다. 잦은 폭우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데다 전기세 등 공공요금이 오르면서 물가상승압력도 커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29일 이데일리가 국내외 금융기관 이코노미스트 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기대비 평균 4.8%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대로 나온다면 지난 2008년 10월 4.8%를 기록한 이후 2년10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것이다.
대부분이 4.8%를 전망한 가운데 5%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달 5%를 넘는다면 지난 2008년 9월 이후 거의 3년만의 일이다.
전월대비로는 평균 0.4% 올라 전월 0.7%에 비해서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전망됐다.
8월 폭우와 장마로 인한 타격 농산물 가격 상승이 물가상승 최대 요인으로 꼽혔다. 여기에 8월부터 전기세가 2% 오르는 등 공공요금 인상도 물가압력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승훈 삼성증권 이코노미슽는 "집중호우에 따른 농산물 작황 부진이 추석 수요와 맞물려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연결됐을 것"이라며 "가공식품 등 공산품 가격 상승, 집세와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 등 근원물가 항목에 해당되는 품목들의 인플레 압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도 물가 올리는데 한몫 했을 전망이다. 7월까지만 해도 1050원대에 머물던 달러-원 환율은 8월들어 미국발 소버린 쇼크로 1080원대로까지 치솟았다.
이철희 동양종금증권 이코노미스크는 "8월들어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유럽 은행위기 우려로 인한 환율불안도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8월 물가상승률을 4.9%로 제시했지만 5%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7월 이후 유류가격 인하분 환원 효과로 주유소 판매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점도 물가 상승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연말로 갈수록 물가상승압력은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인데다 기저효과도 기대할만 하다.
서대일 대우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전월비로 9월에도 8월과 비슷한 속도로 오르겠지만 전년동기대비로는 기저효과 때문에 떨어질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한은의 물가목표범위인 4%는 계속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투자분석팀장 역시 "8월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하락한 가운데 경제성장 둔화 우려로 수요측면 물가상승 압력이 둔화될 것"이라며 "전년비 기준 소비자물가는 8월을 정점으로 연말에는 4% 내외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