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환율 1110원 붕괴..한은 금통위 흔들릴까?
한은 실무진 "환율 핵심변수 아니다" 입장 고수
"절상 감내해야" 주장도..완만하다면 큰 변수 안될듯
등록 2011-03-30 오전 10:37:00
수정 2011-03-30 오전 10:37:00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달러-원환율이 강력한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110원선을 깨고 내려갔다. 2주일을 채 남겨놓지 않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개장초 달러-원환율은 1108원까지 내려가며 두 달 보름여만에 1110원대를 깼다. 그러나 당국쪽에서도 별다른 개입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서 1110원 아래에서 환율은 계속 머물고 있다.
이처럼 원화가 지속적으로 절상압력을 받으면서 대외 불확실성과 물가 고공행진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을 한국은행 금통위원들이 `금리 동결`쪽으로 기울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원화 환율이 하락압력을 받는다고 보면 인상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채권운용역은 "원화가 절상쪽으로 압력을 꾸준히 받고 있는 만큼 한국은행으로서도 인플레만 보면서 계속 금리 인상에 나설 순 없을 것"이라며 "환율 하락이 금리 동결로 직접 이어지진 않겠지만, 적어도 베이비 스텝으로 가자는 심리를 자극할 순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일단 한국은행 실무진들은 원화 절상 자체가 기준금리 결정에 핵심변수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한국은행 관계자는 "늘상 하는 얘기지만,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채권쪽 해외자금이 유입되는 반면 주식쪽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는 등 어느 한 쪽으로만 볼 수 없고 검증된 연구결과도 없다"며 "큰 변수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물론 금리 인상때 환율이 하락할 수 있다는 개연성을 인정하더라도 그 자체가 금리를 동결해야 하는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전날 공개된 2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당시 금리 인상을 주장했던 한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이 원화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환율이 어느 정도 변동하는 것은 기업들이 감내해야 하고 우리 수출대기업은 이를 감내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본다면 결국 한국은행 금통위는 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 추가 하락 가능성보다는 5%에 거의 육박한 물가 억제와 대외 불확실성이라는 두 명분 사이에서 치열한 고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채권애널리스트는 "환율을 아예 무시할 순 없겠지만 속도가 완만하기만 하다면 한국은행 입장에서도 물가 억제 효과가 있는 원화 절상을 싫어하진 않을 것"이라며 "금통위 전까지 환율이 어떤 속도로 움직일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