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추가 양적완화 조치 이후 미국 주요 경제지표들이 잇달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12월 의사록에서 경기판단 톤을 높인 미 연준이 향후 어떤 정책적 변화를 보일지 주목된다.
특히 이달 열리는 FOMC부터는 매파적 성향이 강한 3명의 위원들이 가세하면서 벌써부터 연준의 완화적 정책기조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 예사롭지 않은 지표 호전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발표된 11월 공장주문은 `10월의 하락폭을 줄이는 수준으로 개선될 것`이라던 시장 전망을 비웃으며 기분좋은 상승을 보였다. 12월 자동차 판매도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호조였다.
앞서 발표된 12월 ISM제조업지수도 서프라이즈를 보였고 11월 건설지출도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반등했다. 주간 실업수당신청건수도 추세적으로 하락 중이다. 7일 발표 예정인 12월 고용보고서도 개선이 기대된다. 11월에 3만9000명 늘었던 비농업 취업자수가 16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이렇게 본다면 일부 주택관련 지표가 여전히 부진하고 지표의 절대수준 자체가 높지 않다는 점만 제외하면 제조업과 서비스업, 소비, 고용 등 대부분 지표가 뚜렷한 회복세를 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美 연준 정책 조절할까 이같은 지표 호전에 대해 미 연준도 `만족스럽진 않지만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간밤 공개된 12월 FOMC 의사록에서도 "경기 회복세가 다소 완만하긴 하지만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며 경기판단의 톤을 한 단계 높였다.
데이빗 레슬러 노무라 수석이코노미스트는 "FOMC가 미국 경제 개선을 인정하는 모습이었다"며 "분명 의사록의 톤은 이전보다 더 긍정적이었던 것은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가 축소되거나 조기에 철회되거나 또는 기준금리가 인상되거나 하는 여러 형태의 정책기조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성급한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일단 연준은 의사록에서 향후 경기전망을 수정할 만큼 경제 호전이 충분하지 않다며, 정확한 경기 진단에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적어도 완화기조가 한풀 꺾이긴 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 | ▲ 미국 FOMC 위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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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러 이코노미스트는 "6000만달러 어치의 국채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줄일 것 같진 않지만, 경기지표 호전이 계속되면 적어도 1차 완화 때보다 채권 매입속도를 줄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 FOMC `신입 매파들` 주목 이런 가운데 이달 25~26일 열리는 FOMC부터 투표권을 가지는 12명의 보팅 멤버들 가운데 4명이 교체된다는 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보팅 멤버에서 물러나는 4명 중 대표적 매파인 회니그 캔자스시티 연은총재를 제외하면 로젠그렌 보스턴 총재는 비둘기파이고 피아날토 클리브랜드 총재나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총재 역시 온건파로 분류된다.
반면 새로 들어오는 멤버의 경우 에반스 시카고 총재를 제외하면 피셔 댈러스 총재, 플로셔 필라델피아 총재, 코커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총재 등 3명이 매파로 꼽힌다.
실제 이들 3명은 추가 양적완화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코철라코타 총재는 미네소타대학 경제학과장으로 있을 때부터 워싱턴으로부터 자유로운 인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피셔 총재는 인플레이션에 경각심이 높고 2008년 금융위기 발발당시 5차례 연속 FOMC내 금리 결정에 반대하기도 했다. 플로셔는 지난해 모 기관의 시장 영향력 순위에서 버냉키 의장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큰 인물로, 2008년 공격적인 금리 인하 이후 2009년에 빠른 금리 정상화를 주장했었다.
물론 12명이 투표권을 가지는 FOMC 구조상 이들 3명이 추가로 반대해도 반대파가 소수파인 것은 맞지만 버냉키 의장으로서는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앞서 FOMC에서 3명 이상 반대표가 행사된 것은 지난 1992년 11월 이후 10년 가까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또 투표 결과가 엇갈린 정책은 일시적인 것으로 비춰지기 마련이고 실제 그런 정책이 오래 지속되지 않는 경향성도 있다. 일부에서는 "이들이 매파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지만, 실제 그게 투표로 행사되고 의사록에 반영되는 것은 이야기가 다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셉 라보냐 도이체방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 연준 정책에 가장 반대 목소리를 크게 내온 플로셔 총재를 시작으로 반대가 점차 확산될 것"이라며 "경기 모멘텀 변화에 좌우되긴 하겠지만, 이는 큰 변화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