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CD(양도성 예금증서)금리가 상승하면서 기준금리 결정에 새로운 변수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종가기준으로 CD 91일물 금리는 3.27%로 지난 2009년 1월7일 3.92% 이후 2년2개월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만 10bp 뛰었고, 지난달 11일 기준금리 동결 이후 16bp 올랐다.
특히 최근 MMF(머니마켓펀드)에서 법인을 중심으로 자금이 빠져 나가고 있는데다 CD와 연동하는 은행채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CD금리 추가 상승도 점쳐지고 있다.
이렇게 되자 CD금리에 따라 변하는 가계 주택담보대출의 이자와 원금상환 부담이 덩달아 커지면서 인플레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한국은행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CD금리에 따라 움직이는 변동금리부 대출 비중이 90%를 넘어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이 큰데다 분할상환형 대출의 88.5%가 이자만 갚는 거치식 대출이라 원리금 상환시점이 올 때 대출자들의 이자 및 원금상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결국 물가를 잡기 위한 최후 수단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금리 인상으로 가계빚 부담이 늘 수 있다는 점도 한국은행은 고민스러울 것이다.
실제 지난달말 국회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부채관리 측면에서 금리를 올려서 가계부채를 함부로 쓰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를 가진 서민들의 부담 증가도 고려해야 한다"며 이같은 딜레마를 토로한 바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소득수준별로 보면 대부분의 주택담보대출자들이 높은 소득분위에 속하는 만큼 금리 인상에 따른 저소득층의 부담은 크지 않겠지만, CD금리가 뛰면서 대출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라 한국은행도 통화정책을 쓰는데 상당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한 은행 연구소 자금담당 연구원도 "가계빚이 거시 건전성을 저해하면서 계속 늘어나는 걸 막기 위해 적정수준에서 디레버리징을 유도해야 한다는데는 누구나 동의하지만, 문제는 타이밍"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이를 판단해야 하는 한국은행으로서는 큰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이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계속 모색하면서 당장 빠르게 인상하진 못하더라도 계속 올릴 수 있다는 시그널을 주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점쳤다.
이날 SBS라디오와 인터뷰를 가진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역시 "금리를 올리면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측면이 있지만 그동안 저금리를 유지한 탓에 가계부채가 이렇게 늘어난 것 아닌가"라며 "적정수준까지 금리를 올리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