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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가장 바빴던 사람 이광주 前이사①

단정한 한은맨 졸업..`쉼`에 대한 예찬
사막 여행에서 연대 특임교수까지

등록 2010-11-03 오전 10:41:09

수정 2011-03-13 오전 10: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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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문정현 기자] 시장은 하나의 유기체입니다. 시장 자체는 안팎의 환경과 상호작용을 주고 받으며 적응해 갑니다. 그리고 시장을 형성하는 DNA인 시장 플레이어들도 쉼없이 들고 남을 반복합니다. 이데일리 `마켓인`은 그렇게 시장을 떠나있는 인물들을 찾아가 만나는 `피플 팔로잉(people following)`이라는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그들의 근황을 전하고 혜안을 공유하는 장을 마련해 보고자 합니다.[편집자주]

이광주 전 한국은행 국제담당 부총재보를 만나기로 한 날은 모처럼 화창한 날씨 탓인지 유난히 교통정체가 심했다. 약속 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 급하게 식당으로 들어서는 이 전 부총재보의 얼굴에는 미안함이 가득했다.

오랫만에 본 반가움에 "어떻게 지내시냐"며 묻자 "놀아요. 별로 하는거 없는데?"란 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막상 얘기를 들어보니 대학 강의, 지인과의 약속 때문에 오히려 한국은행에 있을 때보다 더 바쁜 나날을 보냈다고 했다. 때문에 그리도 가고 싶었던 여행을 실컷 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이광주 전 부총재보는 지난 4월 35년 `한은맨` 생활을 마치고 퇴임했다. 그는 미국 대형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로 국내 금융시장이 바람 앞의 등불 신세였을 때 한미 통화스왑 체결을 이끌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당시 미국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던 통화스왑을 성사시키기 위해 발로 뛰며 연준 인사들과 접촉, 계약을 성사시켰다. 3년의 부총재보 임기를 끝으로 물러나자 그의 국제 감각과 해외 네트워크를 아까워하는 목소리가 안팎으로 높았다.

하지만 금융위기 한복판에서 피말리는 매 순간을 보냈던 탓일까. "저보다 바빴던 사람도 거의 없을 겁니다"라며 지난 3년을 자평한 이 전 부총재보는 이제 `쉬어감`에 대해 얘기한다.

"일을 그만두면 카우치 포테이토(하루종일 소파에 누워 감자칩을 먹으며 TV만 보는 사람)가 되고 싶었어요. 남의 눈 의식하지 않고 씻지도 않은 채 읽고 싶은 책이나 보고, 머리를 길러 염색도 하고, 수염도 기르고, 세계 오지로 여행도 하고. 그런데 바로 대학 강의를 나가는 바람에 그게 잘 안됐어"라고.

단정한 `한은맨` 이미지의 그가 머리를 질끈 묶고, 조금이라도 젊었다면 타고 싶었하던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는 모습을 몰래 상상해 보았다. 왠지 묘하게 어울린다. "요즘은 신문도 잘 안 봅니다. 대학 사무실에 신문이 쌓여 있긴 하지만 집에선 사실 무슨 신문을 받아봐야 할까 고민이 되기도 하고(웃음). 요즘 인터넷에는 연예 뉴스가 대부분이어서..."

현재 이 전 부총재보는 연세대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교수가 되니 어떠냐고 묻자 "화·목요일 이틀간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거시경제학 강의를 하는데 의외로 교수와 학생 간에 긴장이 있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의를 시작하기 전 틈을 내 지난 7월 실크로드 타클라마칸 사막으로 여행을 다녀왔다고 했다. "15일간 일정이었는데, 험한 횡단은 아니고 사막 남북을 일직선으로 가로지르는 도로를 따라 차를 타고 다녔죠. 그 곳에도 이상 기후여서 사막에서 비를 맞았어요. 추워서 고생을 좀 했지. 그런데 인공적인 불빛이 없다 보니 별이 쏟아지는게..."

여유로운 생활을 꿈꾼다지만 한편으로 자기자신을 관리하는 습관은 여전했다. "퇴임하면서 받은 피트니스센터 회원권을 거의 사용하지 못 했어요. 근육이 다 없어지고..."라며 웃었다.

정조 이산이 좋아 연고도 없는 수원에 집을 마련했던 그가 올 연말에는 다시 서울로 복귀할 생각이라고 했다. "먼 거리를 오가다 보니 생활이 늘어지는 면이 아무래도 있어서 고민 중인데 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웃음). 오게 되면 가까운 날 다시 만납시다."

문정현 기자

mjh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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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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