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들어 처음으로 3%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배추파동으로 일시적으로 물가가 치솟았던 것을 감안하면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 그럼에도 물가상승세가 꺾인 것은 분명하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0월 물가는 전월보다 0.2%하락해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떨어졌다. 근원물가도 하락세도 돌아섰다.
◇ 농축수산물·금반지 `가격하락` 공급이 모자라 툭하면 가격이 치솟았던 농축수산물이 드디어 안정세를 굳혔다. 지난해 10월 서민들을 괴롭혔던 배추는 전월보다 38.3%나 떨어졌고 무도 50.6%, 시금치는 42.9% 하락했다. 구제역과 조류독감(AI)으로 물량이 부족하던 돼지고기와 달걀도 12.3%, 7.5%가 떨어졌다.
지난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가격이 오르던 금반지도 하락했다. 9월까지만 해도 금반지는 전월보다 8.1% 치솟았으나 10월 3.3% 떨어졌다. 11월 소비자물가부턴 새롭게 개편된 지수가 적용, 금반지가 제외됨에 따라 금반지 급등락으로 인한 물가변동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근원물가가 지난 8월 전년동월비 4.0%로 상승한 이후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는데다 전월비로도 0.2% 떨어졌다. 전월비가 하락한 것은 2005년 6월(-0.1%)이후 처음이다.
다만 서비스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전세와 월세는 전월보다 0.4%, 0.2% 상승했고 도시가스료와 우편료도 4.9%, 7.3%로 크게 올랐다. 그나마 돼지고기 값 하락으로 삼겹살 외식비(-0.3%)가 떨어지고, 정부의 가격정책으로 이동전화 통신료도 0.9% 하락했다.
◇ 더 떨어진다..그래도 `복병`은 있다 물가 하락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신증권 김윤기 경제조사실장은 "전반적으로 공급측면의 상승압력이 감소하고 경기둔화 조짐으로 수요측면 상승압력도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측면에서 보면 올 들어 처음으로 3%대로 진입했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복병도 존재한다. 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경제흐름에 따라 환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환율상승으로 수입물가가 오르면 생산자물가가 상승해 소비자물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또 하나는 공공요금 인상이다. 김 실장은 "도시가스, 지하철요금, 고속도로 통행료 등이 오르면 지수 자체가 낮아지더라도 체감물가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1일 국회에 출석해 "공공요금은 10월부터 12월까지 종류별로 조금씩 올라가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박희천 미래에셋증권 차장은 "공공요금은 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인상품목도 작아 인플레 안정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