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인프라 투자에 대한 자본시장 관계자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노후화된 인프라를 개량하거나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면서다. 특히 정부의 예산 제약으로 민간 자금 유치가 필요해지면서 사모펀드운용사들이 중요한 투자 주체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이에 사모펀드운용사들은 시기를 놓치지 않고 인프라 펀드를 속속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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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사모펀드운용사가 결성한 인프라 펀드 규모는 967억달러(약 140조 4567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년도보다 23% 감소한 수준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높은 금리 등이 영향을 끼쳤다.
인프라 펀드 규모가 감소했는데도 불구하고 2025년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조 단위의 인프라 펀드가 결성을 앞두고 있는 만큼, 시장 분위기가 지난해와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전통자산과 상관관계가 크지 않은 인프라로 혹시 모를 리스크를 분산시키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뛴다.
현재 대규모 인프라 펀드를 조성 중인 주요 사모펀드운용사는 CVC캐피털파트너스와 블랙스톤, 인더스트리캐피털파트너스, 맥쿼리그룹 등 네 곳이다. 우선 룩셈부르크 기반의 CVC캐피털파트너스는 올해 상반기 안으로 두 개의 인프라 펀드를 결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관련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체적인 투자 전략과 목표 규모 등은 비공개지만, 업계에선 CVC캐피털파트너스의 기존 조 단위 펀드와 규모가 크게 차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펀드는 CVC캐피털파트너스가 인프라 투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인프라 전문 투자사인 DIF캐피털파트너스를 인수한 직후 기획된 것이다. CVC 측은 성명을 통해 “두 펀드는 CVC 인프라 투자 전략의 일환”이라며 “다양한 인프라 자산에 대한 투자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노르웨이의 인더스트리 캐피털 파트너스(ICP)는 유럽을 겨냥한 첫 번째 인프라 펀드를 조성 중이다. 목표 규모는 10억유로(약 1조1000억원) 수준으로, 풍력에너지와 데이터센터, 전력망 기술 등의 에너지 프로젝트를 주요 투자 대상으로 한다.
또 1000억달러(약 145조원) 규모의 인프라 펀드를 운용 중인 미국의 블랙스톤은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신규 인프라 펀드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해당 펀드의 규모 등 세부 사항은 비공개지만, 블랙스톤은 해당 펀드로 인프라뿐 아니라 세컨더리와 크레딧 등 다양한 투자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피치북은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은 장기적이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운송과 물류 인프라 분야가 주목받았는데, 올해도 이 분야와 함께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전력망 기술 등의 분야가 특히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