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성우 기자] 해마다 1분기는 대체로 ECM((Equity Capital Market) 상장공모의 비수기다. 12월법인들의 결산시즌과 맞물려 있어서다. 하지만 올해에는 상당수 `대어(大魚)급`들이 선을 보이며 시장의 열기를 지폈다. 이들이 IB들을 웃기고 울렸다. 현대차그룹 계열 현대위아를 비롯해 중국고섬공고유한공사, 일진머티리얼즈가 IB들을 쥐락펴락했던 발행사들의 면면이다.
◇ HMC·신영 인수무문 약진
31일 이데일리의 2011년 1분기(1~3월) ECM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전체 ECM IPO 주관금액은 1조1069억원으로 집계됐다. 15개사가 IPO에 나섰다. 지난해 4분기에 비해 16개사가 줄었다. 반면 금액으로는 28.3%(2441억원) 증가했다. 전분기에는 1000억원을 넘은 상장공모가 두산엔진(2027억원) 1건 뿐이었지만, 올들어서는 비교적 대형딜이 상당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어급중의 으뜸은 단연 현대위아다. 현대위아의 공모액이 5200억원에 달하면서 대표주관을 맡은 미래에셋에 IPO는 물론 전체 ECM 주관실적 1위를 안겼다. 여기에 일진그룹 계열 일진머티(1858억원) 주관까지 더해 미래에셋은 주관금액 4610억원, 점유율 41.6%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7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인수부문 또한 3121억원, 28.2%로 6계단 상승한 1위 자리를 꿰찼다.
현대위아는 또한 공동주관 신한금융투자의 주관 2위(1921억원) `수성(守成)`에도 힘을 실어줬다. 아울러 인수단으로 참여한 계열 증권사 HMC투자를 인수무문 4위(929억원)에 올려놓았다. 5계단 뛰었다. 신영은 5위(923억원)로 무려 14계단이나 급상승했다. 일진머티의 경우에도 공동주관사를 맡은 현대가 6위(675억원)로 나름 선방하는 데 일조했다.
한국증시 2차상장을 추진한 중국고섬(2100억원)은 대표주관 대우에 단 1건으로 주관부문 3위(1400억원) 자리에 앉혔다. 대우는 중국고섬으로 올해 상장공모시장의 첫 테이프를 끊었지만 이후 이렇다할 실적이 없었던 탓에 전분기 정상의 자리에서 2단계 내려왔다. 중국고섬은 공동주관 한화에게도 5위(700억원)라는 의미있는 순위를 안겼다. 13계단이나 상승했다.
◇ 주관·인수 1위 미래에셋 수수료는 3위
한국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또한 전통의 IPO 강호다. 하지만 올 1분기에는 중소형딜에 충실하는 양상을 보였다. 한국투자증권은 다나와(201억원), 엘비세미콘(376억원), 나노신소재(302억원)의 3건의 주관을 맡아 4위(801억원)에 올랐다. 1계단 상승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주관실적이 변변치 못했다. 16위에 머물렀을 정도다. 올들어 블루콤(324억원), 케이엔케이히터(272억원)를 통해 7위(596억원)로 상승했다.
대어급 공모주들이 IB들의 주관·인수 순위를 매겼지만 그렇다고 실속까지 안겨준 것은 아니다. 1위 미래에셋은 주관·인수금액이 2위보다 각각 140%(2688억원), 75%(1341억원) 많다. 하지만 수수료는 1위 대우증권(124억원)의 3분의 1(43억원)에 불과하다. 현대위아 및 일진머티의 수수율이 각각 1.3%, 1.5% 정도였고 이마저도 상대적으로 많은 인수단 구성으로 혼자 챙길 몫이 적었기 때문이다.
대우를 비롯해 중국고섬 주관·인수단들이 받은 알짜 수수료가 지금에 와서는 빛이 바래고 있다. 중국고섬 DR(증권예탁증권) 3000만주(공모가 7000원, 공모금액 2100억원) 상장공모에서 주관·인수단 4개사는 160억원(수수료율 7.6%)의 수수료를 챙겼다. 이 중 대우가 117억원, 한화는 32억원이었다.
하지만 청약납입 결과 청약주식이 전체의 49.8%인 1494만주에 머물렀다. 인수단이 1054억원(1506만주)을 떠안았다. 대우가 582억원(831만주)으로 가장 많고, 한화 역시 380억원(543만주)에 달했다. 1월25일 신규상장한 중국고섬은 6300원에 시초가가 형성된 뒤 부진한 주가흐름을 보이며 3월30일 현재 4165원(중국고섬 요청으로 3월22일부터 거래정지)에 머물러있다. 대우는 중국고섬 실권주로 인한 평가손실이 235억원에 달하고 있다. 한화는 154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