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독립성 훼손이나 시장과의 소통 부재 등 여러 문제를 초래하고 있는 김중수 총재이긴 해도 취임 1년만에 네 차례 단행한 금리 인상의 속도에 대해서는 시장도 대체로 수긍하는 모습이다.
자본유출입 규제로 자본시장 개방도가 높고 자본유출입이 활발한 국가에서 통화당국이 환율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기준금리를 자유롭게 조정하기가 어렵다는 `삼위일체 불가능이론(impossible trinity)`, 소위 트릴레마(trilemma)의 문제 때문이다.
단순하게만 봐도 인플레가 최대 정책화두가 되긴 했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가져올 경제성장 둔화나 대외자본 유입 우려와 가계 이자부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대외 불확실성 등이 한국은행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번 시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폴(poll)에서도 `한국은행 기준금리 정상화 속도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물음에 11명(44%)이 "적절하다"고 답했다.
물론 "매우 느리다"는 답이 2명(8%)이었고, "느리다"가 12명(48%)으로 절반 이상에 더딘 정상화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대체로 큰 이견은 없어 보인다.
`정상적인 금리 인상이 이뤄졌다고 가정할 때 현재 적절한 기준금리 수준은 얼마인가`라는 질문에도 2명(8%)이 현 기준금리와 같은 "3%수준"이라고 답했고, 12명(48%)이 지금보다 약간 높은 "3~3.5%"를 적절하다고 봤다.
다만 10명(40%)은 "적절한 기준금리는 3.5~4% 수준"이라며 최소한 50bp 이상 금리가 더 올랐어야 한다고 답했다.
한 증권사 채권운용역은 "5% 성장에 5%에 근접한 물가상승률로 보면 3%인 기준금리가 한참 낮아 보이지만, 대내외 상황을 감안하면 아주 더딘 속도는 아닌 듯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운용역은 "문제는 이런 인상이 한국은행과 금통위의 독자적 판단이라기보다는 작년 하반기 시장의 압박, 작년말 이후는 정부측 압박이 금리 인상을 서두르도록 한국은행을 압박한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며 평가 절하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325bp라는 사상 유례없는 금리 인하를 단행해서 최근 100bp 인상이 커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1년만에 이 정도 금리를 인상한 것은 과거에도 흔하지 않았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런 정상적인 금리 인상 속도를 보이면서도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부분은 한국은행이나 총재 스스로가 반성해야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설문조사 개요]
-일시: 2011년 3월28~29일
-방식: 전화 및 이메일
-조사대상: 25명
-금융권역별: 은행 5명, 증권사 12명, 운용사 3명, 보험사 3명, 선물사 2명
-업무별: 트레이더 14명, 애널리스트 8명, 펀드매니저 3명
-직급별: 운용본부장 2명, 부장급 4명, 팀장급 7명, 기타 12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