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애매한 기초노령연금제.."한시 운영후 폐지해야"
KDI "대상·1인당 지급액 확대 바람직하지 않다"
등록 2011-10-09 오후 12:04:40
수정 2011-10-09 오후 12:04:40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노후대책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해 도입된 기초노령연금제도가 엉뚱한 이들에게 혜택을 주거나 노후대비를 위한 연금가입 유인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에 가입할 기회를 갖지 못했던 세대에 한해 한시적으로 운영한 후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윤희숙 KDI 연구위원은 9일 `기초노령연금의 존재의의와 재편방향` 보고서를 통해 "현재 가동중인 국회 연금개선특별위원회에서는 대상을 확대할 것인지, 1인당 지급액을 늘릴 것인지 여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하지만 제도의 존속 여부를 포함해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초노령연금제도는 국민연금과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지난 2008년에 도입됐다. 65세 이상 인구 중 소득과 재산 기준 하위 70%를 대상으로 매년 선정기준을 고시하는데 올해의 경우 노인 1인 소득인정액 74만원, 부부 118만4000원이다.
문제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노인부부 기준으로 자산조사를 실시하는 데다 자산기준도 높아 기초생활보장제도에 비해 관대하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최고급 주거지역에 살면서도 기초노령연금을 타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윤 연구위원은 대상을 넓히거나 1인당 지급액을 확대하는 방안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단 실제 고령층의 소득불평등 격차가 크기 때문에 고령인구 전체에게 복지를 제공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전체 가구의 지니계수는 0.38인데 노인을 포함한 가구의 지니계수는 0.49로 고령층 소득불평등도가 전체 인구보다 높다는 것이다. 또 고령자가 포함된 부부 179만8000쌍 가운데 39%는 2억원 이상의 재산을, 25.7%는 3억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독신노인 232만명 중 11.4%는 재산을 전혀 갖고 있지 않는 등 편중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연구위원은 "소득활동을 멈춘 고령층의 경제력을 소득만으로 파악할 경우 빈곤이 과장되기 쉽다"며 "소득과 재산의 상관관계 또한 낮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게다가 1인 지급액을 늘릴 경우 국민연금으로 미래를 준비하지 않아도 기초생활보장제도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생계를 꾸릴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해 연금가입에 부정적 유인을 가질 것으로 우려했다.
복지 예산도 문제다. 현재 기초노령연금에 3조5000억원이 투입되고 있고 이 상태를 유지할 경우 2050년이면 36조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이를 폐지하고 재원을 국민연금 제도와 기초생활보장제도로 분산해 복지제도 내실을 기해야 한다는 것.
윤 연구위원은 "기초노령연금제도는 국민연금에 가입할 기회를 갖지 못한 고령층만을 대상으로 한시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현재의 고령층에 대해서는 선정기준액을 낮추되 생계를 같이 하는 자녀의 경제력을 선정기준에 포함시켜 실제 어려운 노인층에게만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실질적인 빈곤완화효과를 위해 1인당 지급액은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