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공무원연금공단(이하 공무원연금)이 국내 연기금 가운데 두 번째로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이하 스튜어드십 코드)을 도입한다. 공무원연금은 다음 달까지 스튜어드십 코드 관련 규정을 개정해 12월까지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기로 했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공무원연금은 최근 자산운용위원회를 열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를 보고받았다. IB업계 관계자는 “공무원연금이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투자대상 회사에 대한 주기적 점검 방법과 주주권 활동 강화를 위한 관여 수준, 의사결정 절차 등에 관해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공무원연금은 지난 7월 서스틴베스트와 스튜어드십 코드 연구용역 계약을 맺었다. 이후 서스틴베스트는 공무원연금 특성을 고려한 스튜어드십 코드 원칙별 도입 방향과 주주권 행사범위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타당성을 검토했고 지난 10월 초 연구용역에 대해 내부 중간보고를 진행했다.
이에 공무원연금은 오는 11월 연금운영위원회를 열어 스튜어드십 코드와 관련한 규정과 규칙을 개정하는 절차에 돌입한다. 공무원연금 관계자는 “규정 개정이 이뤄지면 12월에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될 것”이라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모형이 구축되면 기금운용 방향에 맞춰 수탁자 책임을 충실히 이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기관투자가는 총 112곳이다. 자산운용사와 사모펀드(PEF)가 각각 40곳, 35곳으로 가장 많으며 연기금은 국민연금뿐이다.
공무원연금은 기존의 기금운용 정책이 유지되는 선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다. 예컨대 의결권 행사 등 수탁자 책임 활동의 일부를 위탁운용사에 위임할 수 있는 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반영한 후 점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는 위탁운용사에 대해 공무원연금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공무원연금 관계자는 “위탁운용사 의결권 위임에 대한 의견은 지속해서 나오고 있으나 아직은 검토할 사항”이라며 “국민연금과 같이 1%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종목이 많지 않아 당분간은 직접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스튜어드십 코드 전반에 대한 업무는 주식운용팀이 맡게 된다. 공무원연금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통해 경험이 축적될 때까지는 별도의 팀을 꾸리지는 않을 예정”이라며 “주식운용팀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업무를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가 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비공개 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으로 활동 범위를 넓힐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함께 공무원연금은 사회책임투자(SRI)도 꾸준히 확대한다. 공무원연금이 현재까지 출자한 SRI 투자 잔액은 1100억원이며 올해 누적 예상액은 1500억원이다. 내년 이후로는 2000억원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공무원연금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SRI 투자 확대가 기금 수익률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