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중국의 창신메모리(CXMT)가 수율 20%라는 극단적인 생산 난조 속에서도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양산을 강행하기로 했다.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규제로 인공지능(AI) 메모리 수급난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자국산 AI 프로세서 생태계를 키우려는 중국 정부 차원의 절박함이 엿보인다.
 | | 사진=로이터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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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출처를 인용해 CXMT가 수율이 20% 수준에 불과함에도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인 HBM3E 양산 준비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의 첨단기술 통제로 엔비디아 등 해외 AI 반도체에 접근이 막힌 탓이다.
로이터통신이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CXMT는 이미 화웨이를 비롯해 캄브리콘, 메타X, 일루바타 코어X 등 주요 자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들에게 HBM3E 샘플을 제공했다. 향후 2개월 내 제한적인 초기 생산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CXMT의 수율은 약 20~3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업계 1위인 한국 SK하이닉스(000660)의 수율(약 70%)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치다. 낮은 수율은 폐기되거나 재작업해야 하는 칩의 비중을 늘려 제조 단가를 급격히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중국 AI 칩 제조업체들이 극심한 메모리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겪고 있는만큼, CXMT 역시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고 생산을 강행하려는 모양새다. 실제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AI 반도체 업체들은 메모리 조달 비용 상승을 이유로 AI 칩 가격을 20~50%가량 인상한 바 있다.
CXMT가 개발한 HBM3E의 실제 성능은 SK하이닉스의 동급 제품이 아닌, 이전 세대 제품인 HBM3 수준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글로벌 HBM 매출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로 1위를 차지했으며, 삼성전자(33%)와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18%)가 뒤를 이었다.
반면 글로벌 일반 D램 시장 4위(점유율 10%)인 CXMT는 미국의 첨단 장비 수출 규제로 인해 선두권과의 격차를 줄이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가 이미 HBM4 양산 확대 및 HBM4E 샘플 출하에 나선 점을 감안하면, CXMT의 상업용 HBM 기술력은 세계 선두권 대비 최소 1세대 이상 뒤처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