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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각 의무법 지연 틈 타…자사주 처분 막차타기 '눈총'

'자사주 의무 소각' 상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 지연되다 오늘 통과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자사주 처분 러시
올해 1~2월에만 2395억 처분…2024년 전체 규모와 맞먹어
상법 개정 후에도 법인세법 개정 등 후속 조치도 필요

등록 2026-02-25 오후 4:46:52

수정 2026-02-25 오후 7:37:05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상장사들이 자기주식(자사주)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의 처리가 지연된 틈을 타,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자사주 처분 러시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현 정권의 주주환원 기조에 역행한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5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처분된 자사주 총 규모는 약 2395억원이었다. 지난 한 해 전체 처분 규모(약 8948억원)와 비교하면, 두 달도 안 돼 가파른 추이를 보인 셈이다. 이는 2024년 한 해 전체 처분 규모(약 2874억원)와도 맞먹는 수치다.

올해 자사주 처분 규모 1위 ‘엘앤에프’

올해 자사주 처분 규모가 가장 많은 상장사는 코스피 기업인 엘앤에프(066970)였다. 엘앤에프는 운영자금을 조달한다는 명분으로 지난 13일 약 565억원 상당의 자사주(보통주 50만주)를 처분했다. 회사 측은 “50만주는 현재 발행주식총수의 1.2%에 해당하며, 이에 따라 유통주식 수가 증가하나 시간외대량매매를 통한 시장가격을 반영한 처분으로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엘엔에프는 지난해에도 상장사 중 가장 많은 약 1226억원 규모의 자사주(보통주 100만주)를 매각했었다. 이로써 남은 자사주 규모는 약 33억원이라고 회사 측은 공시했다.

자사주를 대상으로 한 교환사채 발행도 여전하다. 코스닥 기업인 위닉스(044340)는 자사주를 담보로 6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다고 전날(24일) 공시했다. 처분 예정 주식 수는 보통주 112만 29주다. 교환사채 발행은 자사주 소각을 회피하기 위한 대표적인 ‘꼼수’ 방식으로, 금융당국이 발행에 제동을 걸기 위해 지난해 공시 기준을 강화하기도 했었다.

지난해 자사주 처분 공시, 12월에 대거 몰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의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사주 처분이 급증하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날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발간한 ‘자사주 제도 개선의 필요성과 상법 개정안의 주요 쟁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사주 처분 전체 공시의 25.3%(164건)가 12월 한 달에 몰려 있었다.

특히 12월 한 달 간 이뤄진 자사주 처분은 절반 이상(55.5%)이 특정 대상 처분이었으며 교환사채 발행도 23건이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황 연구위원은 “제도 변화에 앞서 자기주식을 지배권 안정 또는 승계 구조 정비에 활용하려는 유인이 상당했음을 방증한다”고 분석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3차 상법 개정안은 △자사주 신규 취득 시 1년 이내 소각 △기존 보유 자사주 1년 6개월 이내 소각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임직원 보상 또는 우리사주제도 실시 등 일정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상법 통과 후에도 법인세법 개정 등 후속 검토 필요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낮아져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올라가는 주주환원 효과가 나타난다. 이러한 주주환원 정책을 발판삼아 증시를 부양하겠다는 게 현 정권의 목표로, 그간 두 차례에 걸친 상법 개정을 비롯해 공시 기준 강화 등의 효과로 ‘6000피’(코스피 6000)를 달성할 수 있었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현 정부는 이번 3차 상법 개정안 통과 이후에도 △‘중복상장 제도 개선’ 자본시장법 개정 △주가 누르기 방지법 등 후속 조치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황 연구위원은 향후 과제에 대해 “자사주를 ‘자산’으로 전제해 그 처분을 손익거래로 취급한 법인세법 관련 규정의 개정이 필요하며 합병으로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경우의 처리 문제 등 세법 전반에 대한 검토도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권오석 기자

kwon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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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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