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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추진에 재계 “고발 남발땐 경영활동 위축”

주병기 “전면 폐지 방향으로 개선”
국민엔 ‘고발권’ 지자체는 ‘요청권’
“고발 남용 우려…담합에 한정해야”
李 “국민 의견 수렴 후 다시 논의”

등록 2026-03-31 오후 4:42:49

수정 2026-04-01 오전 7:41:21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김정남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속고발권’ 전면 폐지안을 발표하며 고발 남용 등 부작용에 대한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정부 내에서도 기업 부담이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처 간 이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사진=연합뉴스)
31일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청와대에서 열린 제13회 국무회의에서 “전속고발권을 전면 폐지하는 방향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전속고발제 전면 개편 추진방안’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전속고발제는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공소 제기가 가능한 제도로, 1980년 공정거래법 제정 당시 기업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과 수사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번에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제도 시행 45년 만이다.

공정위가 내놓은 안은 일정 수 이상의 국민(300명) 또는 사업자(30개)가 고발하면 공정위 고발 없이도 공소 제기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고발요청권도 현행 검찰·감사원·중소벤처기업부·조달청 등 4개 기관에서 50개 중앙행정기관과 17개 광역·226개 기초 지방자치단체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국민과 사업자는 공정거래 위반행위 유형과 관계없이 수사기관에 형사처벌을 전제로 직접 고발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개편 방향에 대해 법무부·산업통상부·중기부 등 관계 부처들은 ‘고발 남용’을 우려하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일정 수 이상의 국민에 고발권이 부여되면 고발권 남용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중대한 악성 범죄로만 (국민의 고발권을) 제한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했다. 고발권 남용을 막기 위해 가격·입찰 담합 등 중대한 ‘경성 담합’으로 대상을 제한할 필요가 있단 얘기다.

경쟁사의 악용이나 중복 조사로 인한 중소·중견기업의 부담을 우려하며 신중한 제도 설계를 주문하는 의견도 나왔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기업 현장에서 우려가 상당히 제기되고 있다”며 “경쟁사가 해당 제도를 활용해 상대 기업을 고발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도 설계 과정에서 기업에 추가적인 부담이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중동 사태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에 수사·소송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충분한 공론화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적용 대상을 카르텔 등 중대한 위반행위로 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 공정위 안은 의결되지 않았다. 공정위는 향후 부처 협의와 대통령 지시사항 등을 반영해 최종안을 마련한 뒤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전속고발제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시민사회에서 꾸준히 있었다”면서도 “고발요청권을 무제한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국무위원과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다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강신우 기자

yesw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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