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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 원흉, 서학개미서 외국인으로 바뀌었다

서학개미, 4월 이후 석달째 순매도세…외국인은 하루 3조씩 '팔자'
증권가 "삼전닉스 비중 절반 넘어선데 따른 구조적 리밸런싱"

등록 2026-06-05 오후 3:56:12

수정 2026-06-05 오후 3:56:12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원·달러 환율 급등의 주범이 바뀐 모양새다. 연초만 해도 해외 주식에 빠져나가는 ‘서학개미’ 자금이 환율 상승의 주요인으로 지목됐지만, 최근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대규모 순매도가 그 자리를 꿰찼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올해 1월 50억달러에서 2월 39억달러, 3월 17억달러로 빠르게 쪼그라들었다. 4월엔 4억7000만달러 순매도로 전환했고, 5월엔 9억4000만달러 순매도로 확대됐다. 6월 들어서는 이날까지 11억2000만달러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는 갈수록 거세졌다. 올들어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약 110조원(코스피 코스닥 합계)을 순매도했다. 특히 5월 중순 이후엔 하루 평균 3조원 수준으로 매도 규모가 급격히 불어났다.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가 직접 나서서 환율 급등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할 만큼 그 영향력이 커진 상황이다.

역설적인 건 외국인이 이처럼 대거 팔아치우고 있음에도 보유 주식 평가액은 오히려 늘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 국내 주식 보유액은 지난해 말 1327조원에서 4월말 기준 2121조원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코스피 지수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팔아도 팔아도 잔액이 늘어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외국인 매도는 한국 시장에 대한 비관론보다는 기계적인 포트폴리오 재조정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이 53%에 육박하면서, 미국 세법상 법인세 면제 혜택을 받는 적격투자회사(RIC)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분산투자 요건을 맞추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RIC 지위를 유지하려면 단일 종목 비중이 25% 미만이어야 하고, 5% 이상 종목 합산이 총 자산의 50%를 넘어선 안 된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코스피의 절반을 넘어선 상황에서 코스피 비중대로 담으면 이 조건을 자동으로 위반하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외국인 리밸런싱이 진정되면 환율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본다. 다만 대미 직접투자 약정에 따른 달러 환전 수요 감소,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 불안 등 구조적 요인이 남아 있어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도 상존한다.

전 연구원은 “외국인 리밸런싱 이후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토대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돼야 환율 상승 압력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 유출이 지속될 경우 경상수지 흑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환율의 하방 경직성은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라며 “중동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외국인 순매도세가 진정될 경우 원화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은 기자

ocami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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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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