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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북극에 정기 뱃길 연다…유럽까지 20일이면 간다

영국까지 '빙상 실크로드' 주 1회 운항키로
후티 위협에 분쟁 길목 우회로 모색
평균 40일 걸리지만 절반까지 단축 가능
해빙 녹은 것도 영향…지난해 23회 통과

등록 2026-08-10 오후 5:09:34

수정 2026-08-10 오후 5:09:3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 해운사가 북극을 가로지르는 정기 컨테이너 노선을 연다. 유럽까지 40일 걸리던 뱃길이 최단 절반까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AFP)
(사진=AFP)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선사 씨레전드는 이번주 북극항로를 지나는 세계 첫 정기 컨테이너 서비스를 시작한다. 중국 동부 닝보와 영국 펠릭스토를 주 1회 오가며 러시아 북부 연안을 따라간다. 회사는 이 노선에 ‘빙상 실크로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두 항구를 오가는 데 통상 40일이 걸리지만 북극권 상황에 따라 절반 안팎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FT는 부연했다.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선사들이 북극으로 눈을 돌린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분쟁 길목을 피하기 위해서다. 홍해로 들어가는 바브엘만데브해협에서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지난달 위협을 재개했다. 이 무장세력은 지난달 23일 홍해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2척을 공격했다고 밝혔고, 이후 국제유가는 다시 배럴당 100달러(약 14만 1100원)를 넘어섰다.

라훌 칸나 알리안츠 해양리스크컨설팅 글로벌 총괄은 “북극항로 통항이 확실히 늘었다”며 선주들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아끼는 동시에 “지정학적 길목과 분쟁 지역을 통째로 걷어낼 기회로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른 하나는 기후변화로 북극 지방의 얼음이 녹고 있어서다. 여름에는 해빙이 충분히 남쪽까지 물러나 쇄빙선 없이도 배가 지날 수 있다. 여름철 북극항로 통과는 2024년 15회에서 지난해 23회로 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영국 사우샘프턴대 연구진 논문을 보면 겨울철 최대 해빙 면적은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5.8% 줄어 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올해는 소폭 회복했지만 역대 두 번째로 적은 수준에 머물렀다.

북극항로는 28개 구간으로 나뉘어 있고, 러시아 국영 원자력기업 로사톰이 관할하는 북극항로청이 얼음 상태에 따라 구간별 지침을 두고 통항 허가를 내준다.

유럽 선사들은 발을 빼고 있다. 덴마크 머스크는 2018년 블라디보스토크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사이를 오가며 북극항로를 통과한 첫 컨테이너선을 보냈지만, 이후 취약한 북극 생태계를 훼손할 수 있다며 이 항로를 쓰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말테 훔퍼트 하이노스뉴스 북극 해운 전문가는 러시아와의 관계와 기후변화가 유럽 기업들이 이 항로를 피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스티븐 기유보 전 캐나다 환경장관은 “북극에서 지구온난화의 영향은 상당히 충격적”이라며 “기후변화는 북극의 안보 위험을 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북극권 국가가 아닌 나라의 선박이 늘수록 위험도 커진다고 봤다.

그럼에도 관심은 커지고 있다. 해운 데이터업체 베슨노티컬에 따르면 얼음을 견디는 내빙선은 지난해 167척이 건조돼 10여년 만에 가장 많았고, 올해도 164척이 더 지어질 예정이다.

다만 북극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위도가 높아 위성항법장치(GPS)가 먹통이 되는 일이 잦아 얼음 지대를 헤쳐 나갈 경험이 필요하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정한 ‘폴라코드’에 따라 엄격한 안전·환경 기준도 지켜야 한다.

칸나 총괄은 “쇄빙선을 쓸 수 없으면 배가 갇힐 위험이 크다”며 “북극에서 사고가 나면 구조와 소화, 인양 수단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알리안츠 분석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북극권에서 보고된 해운 사고는 500건이 넘으며, 절반 가까이가 기계 손상이나 고장 탓이었다.

방성훈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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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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