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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기술기업 키워야…반도체 공급망 개입 금물”

푸케 ASML CEO, FT와 인터뷰
“유럽 내 기술 기업부터 키워야”
AI 규제 완화 등 친시장 정책 촉구

등록 2026-06-09 오후 1:54:21

수정 2026-06-09 오후 7:16:42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크리스토프 푸케 최고경영자(CEO)가 유럽연합(EU)에 반도체 공급망에 직접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고 8일(현지시간) 경고했다.

푸케 CEO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EU가 반도체 공급망에 직접 개입할 것이 아니라 유럽 내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 기업을 육성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을 세계 국내총생산(GDP) 내 유럽 비중인 약 18%에 가깝게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체 공급망이 없다면 어떻게 공급망에 개입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ASML 매출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에 불과하다.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비중은 약 80%에 달한다. 푸케 CEO는 “ASML은 매우 (외부 시장에)노출돼 있다”며 “본질적으로 사업이라는 것은 고객과 매우 가까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AFP)
그의 발언은 EU가 새로운 기술 전략인 ‘유럽 기술주권 패키지’를 공개한 지 며칠 만에 나왔다. 이 전략에는 반도체 부족 사태 때 공급을 지시할 수 있는 비상 권한과 유럽 반도체 산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들이 포함된 ‘반도체법 2.0’도 있다.

푸케 CEO는 “‘유럽산을 우선 구매하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먼저 살 수 있는 물건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등 일부 국가는 공공조달에서 더 많은 ‘유럽산 우선 구매’ 조항을 도입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에 경쟁력 있는 역내 대안이 없다면 유럽산 우대 정책은 별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유망 기업들이 해외로 떠나게 만드는 규제는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SML은 EU에 규제 부담 완화를 요구하는 유럽 기술기업 그룹 중 하나다. 푸케 CEO는 장기간이 소요되는 인허가 절차, 자본 접근성, AI 규제를 장애물로 꼽았다.

그는 ‘반도체법 2.0’ 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제조공장 개발 계획을 언급하며 “산업계가 해야 할 일을 EU가 대신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는 제조업체들이 생산을 늘릴 수 있는 능력을 앞지르고 있다. ASML은 세계 최첨단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공급업체다. 푸케 CEO는 ASML이 수요 급증에 대비해왔으며 장비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추가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ASML은 네덜란드 펠트호번 본사 인근에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올해 최신 EUV 장비 생산량을 50% 늘릴 계획이다. 그는 유럽에서는 계획상 제약과 긴 인허가 절차 때문에 공장을 짓는 데 여전히 약 4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ASML이 유럽 기술 생태계에서 투자자로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ASML은 프랑스 AI 기업 미스트랄과 독일 광학기업 자이스에 투자한 바 있다. 그는 ”그것은 좋은 일“이라면서 ”회사와 사람들에게 좋은 일로 궁극적으로 유럽에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김윤지 기자

jay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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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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