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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덕에 편해질 줄 알았더니…퇴근 후 또 일하는 직장인들

하루 평균 이메일 117통·채팅 153건…'디지털 과부하'
MS "밤 10시 넘어 이메일 재접속 직원 3분의 1"
美 인력 감축 여파에 업무 과중…번아웃 호소 늘어

등록 2025-06-18 오전 11:51:07

수정 2025-06-18 오전 11:51:07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직장인들이 퇴근 후에도 업무에 시달리는 이른바 ‘두 번째 근무’가 일상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도입으로 업무 효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실제 근무 환경은 오히려 더 과중해진 모습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와 비대면 근무환경이 정착되면서 근무시간과 개인시간의 경계가 모호해진데다가 인력 감축으로 실질 업무 부담이 동시에 증가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퇴근 시간이 지난 밤 10시 이후에도 이메일 확인 등 업무를 하고 있는 직장인의 모습(사진=챗GPT)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직장인들이 근무 시간 이후에도 업무와 항상 연결돼 추가로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발표한 업무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자사 업무용 소프트웨어 사용자 수백만 명의 활동을 분석한 결과 오후 8시 이후 회의 참석률이 전년 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밤 10시가 되면 약 3분의 1의 직원들이 다시 이메일에 접속해 업무를 이어가는 모습도 확인됐다.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며 생긴 유연한 업무환경이 퇴근 없는 근무로 이어지고 있다. 한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글로벌 고객 관리 담당팀을 이끄는 라비 데사이는 “낮엔 회의가 겹쳐 실질적인 업무는 대부분 밤에 하게 된다”며 “팀원들에게 밤에 답변을 강요하지 않기 위해 새벽 시간에 맞춰 예약 발송을 한다”고 말했다.

AI가 업무를 줄이는 것을 도와줄 것이란 기대는 현실과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미국 퓨 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의 약 3분의 2가 직장 내에서 인공지능(AI)을 거의 활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미국에선 채용이 줄고 인건비가 절감되는 추세에서 업무 부담은 오히려 늘고 있다. MS 조사 결과 직장인 1인당 하루 평균 117통의 이메일과 153건의 업무용 채팅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는데 디지털 과부하를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다국적 협업의 증가로 시차를 넘나드는 글로벌 회의가 늘면서 업무 시간이 저녁까지 늘어지는 경우도 많아졌다. 전체 회의의 약 30%는 다국적 시간대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2021년 대비 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에 ‘번아웃(탈진)’을 호소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기업 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에 올라온 직원 리뷰에서 올해 1분기 기준 번아웃이라는 표현은 전년 대비 32% 증가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셜미디어 마케팅 기업에서 일하던 댄 퀴테리오는 상사의 퇴사 이후 관리자가 없던 팀의 리더 역할까지 떠맡게 되면서 업무량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메일과 업무용 메신저 대응이 퇴근 이후로 넘어가고 동료의 일까지 도와주다가 결국 “한 사람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며 회사를 떠났다.

퇴근 이후에도 업무가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AI 도구를 활용해 문서 작성을 빠르게 하는 등의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AI 기반 광고 기업의 제이슨 위덥 부사장은 “업무가 모든 시간을 잠식하지 않도록 캘린더에 집중 업무 시간을 사전에 확보하고, AI 도구를 활용해 기획과 문서 작성 시간을 줄이려고 노력한다”며 “업무가 밤까지 이어지는 일이 예외가 아닌 일상이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소현 기자

at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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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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