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대형 인수·합병(M&A) 거래가 시장의 기대치보다 많지 않은 환경에 맞춰 운용사들의 투자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메가딜 한 건을 기다리기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을 인수한 뒤 추가 M&A를 통해 몸집을 키우는 방식이다.
국내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바이아웃 한 건의 종결을 기다리기보다 스몰딜을 발굴해 볼트온·애드온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키우는 전략도 하나의 대안이 되고 있다”며 “투자 규모는 작더라도 각 하우스만의 전략으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소형 딜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 3분기에 종결된 주요 M&A 거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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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마켓 거래 줄줄이 이어진 3분기21일 국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대형 M&A 거래가 줄어들면서 거래금액도 지난해 대비 대폭 감소했다. 예컨대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약 52% 감소했지만, 거래금액은 약 86%나 줄었다.
대형 바이아웃 거래가 줄어든 상황과 맞물려 PE들도 다른 선택지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올해 3분기에는 미드마켓을 비롯한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인 바이아웃 거래에서 투자 기회를 찾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실제로 3000억원대에 달하는 미드마켓 바이아웃 딜이 3분기 잇따라 종결됐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헬리오스프라이빗에쿼티는 우리PE와 유진PE가 지닌 서울전선 지분 80%를 포함한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다. 거래 가격은 3000억원 내외로 알려졌다. 서울전선은 국내 7위 중견 전선업체다. 태양광발전소·풍력발전소·원자력발전소 등에 들어가는 산업용 케이블을 생산한다.
KCA파트너스는 정보통신 인프라 업체 SK TNS를 인수했다. 최대주주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로부터 SK TNS 지분 100%를 약 3000억원대에 사들였다. KCA파트너스는 이번 거래를 위해 SK텔레콤 통신망 구축 협력사인 F2텔레콤을 전략적 투자자(SI)로 확보했다.
코스톤아시아는 전력기자재 전문기업 우진기전 인수를 마무리했다. 우진기전은 2024년 큐리어스파트너스에 인수된 바 있다. 코스톤아시아는 큐리어스파트너스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보유한 우진기전 지분 100%를 3000억원 초반대로 거래했다.
작게 사서 고치고 더 사는 ‘스몰딜’도 대안으로중소형·신생 PE와 벤처캐피털(VC)이 늘어나면서 제한된 딜을 둘러싼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그러자 최근 들어 미드마켓 거래뿐 아니라 그보다 규모가 작은 스몰딜을 틈새시장으로 보는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다.
이들이 스몰딜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몸값이 낮아서만은 아니다. 중소기업일수록 경영·조직·가격정책 등에 비효율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기업을 인수한 뒤 직접 운영을 개선하면 밸류업시킬 여지가 크다.
최근 스몰딜에서는 처음부터 큰 기업을 인수하기보다 기존 사업이 지닌 비효율을 걷어낸 뒤 추가 M&A에 나서는 전략이 나타난다. 국내 한 운용사는 골프장 소프트웨어 업체를 인수한 뒤 가격 정책과 영업 핵심성과지표(KPI), 비용 구조 등을 손질했다. 이후 인공지능 전환(AX)을 통해 개발 효율을 높였다. 비슷한 사업 구조를 가진 업체도 추가 인수하는 롤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스몰딜의 또 다른 축으로 인수창업과 서치펀드도 거론된다. 후계자를 찾지 못한 중소기업을 직접 인수한 뒤 경영에 참여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식이다. 기존 PE의 바이아웃 거래보다 규모는 작다. 하지만 창업자가 신생 회사를 만들고 이끄는 대신 이미 매출과 고객을 확보한 기업을 인수해 성장시킨다는 점에서 새로운 M&A 모델로 주목받는다.
다만 거래 규모가 작다고 난이도까지 낮은 건 아니다. 중소기업은 재무·경영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실사부터 인수 이후 운영까지 직접 운용사 손을 타야 할 영역이 많다는 의미다. 거래 금액이 작은 데 비해 들어가는 인력과 시간이 적지 않아 각 운용사의 운영 역량이 거래 이후 밸류업 성패를 가른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폐업을 해야 하지만 간신히 회사를 이끌고 있는 곳들도 있다”며 “이런 작지만 상황이 좋지 못한 유망기업을 발굴해 AX를 시키고 다른 소기업들을 애드온해 밸류업하는 방식의 M&A 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