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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통행료 코인 징수 배경엔…"11조원 시장"

WSJ, 이란 가상자산 시장 조명
美제재·리알화 붕괴에 규모 키워
정권은 제재 회피용, 시민들은 환율 방어용

등록 2026-04-10 오전 11:31:34

수정 2026-04-10 오전 11:31:34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들에 통행료를 가상자산으로 징수하려는 가운데 이란의 가상자산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가상자산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이란의 가상자산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78억달러(약 11조5000억원)로 추산된다. 이는 서방의 제재, 통화가치 하락, 외부 군사 위협 등으로 최근 몇 년 동안 빠르게 성장한 결과다.

9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망 40일째 추모 집회.(사진=AFP)
전문가들은 이란 정권이 가상자산 수십억 달러어치로 거래를 진행하고, 무기와 각종 물자를 확보하며, 자금을 비축해왔다고 보고 있다. 이란 신정체제를 수호하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대리세력들이 이란 전체 가상자산 활동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체이널리시스는 분석했다. 이들은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 가뜩이나 부족한 전력 자원을 채굴에 집중시키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 정권은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료를 부과하고 해운회사로부터 가상자산으로 통행료를 받겠다는 방침이다. 이란 석유·가스·석유화학제품 수출업자 연합 대변인인 하미드 호세이니는 전일 WSJ에 이란이 이 핵심 해상 운송로를 지나는 유조선들로부터 석유 1배럴당 1달러의 통행료를 거둘 것이며, 제재 때문에 추적되거나 압류되지 않도록 그 대금을 가상자산으로 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 내 가상자산 활동에 있어 정권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WSJ는 짚었다.

체이널리시스의 선임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 케이틀린 마틴은 “포괄적 제재를 받는 어떤 지역에서든 가상자산는 유용하다”며 “국경을 넘는 거래와 결제를 처리하기가 매우 쉽고, 빠르며, 이란의 활발한 가상자산 환경을 고려하면 접근하기도 비교적 쉽다”고 말했다.

동시에 가상자산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이란 리알화 붕괴에 시달려온 일반 이란인들에게도 금융 생명선 역할을 하고 있다. 올초 반정부 시위 당시 이란인들은 정부의 인터넷 차단과 금융자산 압류를 우려해 비트코인을 거래소에서 개인 지갑으로 옮겨왔고, 2월 말 이란 전쟁이 시작된 지 이틀 뒤에는 거래소 유출 규모가 약 1030만달러(약 152억원)에 달했다고 WSJ는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조선 통행료를 가상자산으로 받는 방식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할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해운회사들이 촉박한 시간 안에 대량의 가상자산을 확보한 뒤 이를 이전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비트코인만이 이란 정권이 사용하는 가상자산는 아니다. 이란 중앙은행은 최소 5억 700만달러(약 7500억원)어치의 스테이블코인 테더를 확보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자국 통화 방어와 국제무역 결제를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윤지 기자

jay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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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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