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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덮친 39초 간격 ‘쌍둥이 강진’ 왜 발생했나

베네수엘라 카리브해판·남아메리카판 경계에 위치
두 판 단층면 서로 맞물린 채 수평 이동…응력 축적
한계에 도달하면 파열돼 강한 지진 발생
첫 번째 지진이 인접 단층에 영향줘 연쇄 강진
베네수엘라 188명 사망, 1520명 부상

등록 2026-06-26 오전 10:12:47

수정 2026-06-26 오전 10:12:47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베네수엘라를 강타해 18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강진은 불과 39초 간격으로 발생한 ‘쌍둥이 강진(doublet)’이었다. 일반적인 ‘본진-여진’과 달리 규모가 비슷한 두 강진이 거의 동시에 발생해 피해가 컸다. 전문가들은 단층 구조가 복잡한 지질에서 첫 번째 지진이 인접 단층의 응력 상태를 바꾸면서 두 번째 단층의 파열을 촉발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향후 일주일 안에 규모 6 이상의 강한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사진=AFP)
(사진=AFP)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까지 집계된 피해 상황에 대해 최소 188명이 숨지고 1520명이 다쳤으며 200명이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매몰된 상태라고 밝혔다. 또 250채의 건물이 파괴돼 거의 3000가구가 집을 잃었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오후 6시 4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서쪽으로 약 160㎞ 떨어진 야라쿠이주 산펠리페 인근에서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어 39초 뒤 인접 단층에서 규모 7.5의 강진이 잇따르면서 카라카스와 북부 해안의 라과이라주를 중심으로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는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한 100년 만의 가장 강한 지진이다.

지질학 전문가들은 첫 번째 지진이 인접 단층의 응력 상태를 변화시켜 두 번째 지진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호주 멜버른대의 지진학자 마크 퀴글리 교수는 WSJ에 “첫 번째 지진으로 지각이 이동하면서 두 번째 단층에 가해지는 응력이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첫 번째 지진에서 발생한 지진파가 이미 파열 직전 상태였던 인근 단층을 흔들어 두 번째 지진을 유발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는 카리브해판과 남아메리카판이 맞닿은 경계에 위치해 있다. 카리브해판이 남아메리카판을 따라 연평균 약 2㎝ 속도로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여러 개의 ‘주향이동단층’이 형성돼 있는데, 단층면을 따라 두 판이 서로 맞물린 채 수평 방향으로 서로 스치듯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마찰로 인해 단층이 서로 맞물려 움직이지 못하면 장기간에 걸쳐 응력이 축적되고, 한계에 도달하면 갑자기 파열되며 강한 지진을 일으킨다. 이번처럼 하나의 단층이 파열된 뒤 인근 단층의 응력을 변화시켜 또 다른 지진을 유발하기도 한다. USGS는 첫 번째 지진이 약 5㎞ 떨어진 단층의 응력을 증가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쌍둥이 강진은 일반적인 본진·여진 형태만큼 흔한 현상은 아니지만 세계 여러 지역에서 관측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23년 튀르키예·시리아 강진이 꼽힌다. 최근 연구에서 두 지진 모두 첫 번째 지진으로 단층에 장기간 축적돼 있던 응력이 한 번에 방출되면서 인접 단층의 응력 상태가 변해 두 번째 강진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제시됐다.

베네수엘라 지진 피해가 커진 원인으로는 지형과 지반 조건도 거론된다. 퀴글리 교수는 산악지형이 많은 지역에서 산사태와 토양 액상화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카라카스는 퇴적층 위에 조성돼 있어 지진파가 증폭되면서 피해가 확대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한 여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USGS는 향후 일주일 안에 규모 4 이상의 여진이 발생할 확률을 99%로 전망했다. 규모 6 이상의 강한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24%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임유경 기자

yklim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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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경 기자

yklim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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