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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알고리즘 매물 최대 117조원 더 쏟아질수도"(종합)

골드만삭스, 상품선물 중심 美 헤지펀드 CTA 매도 경고
전주 亞주식·금·은·비트코인 가격 급락 주범으로 지목 중
“향후 일주일새 48조원, 한달새 117조원 매도할 수도"
글로벌 주식은 물론 귀금속선물·비트코인에도 파장 우려

등록 2026-02-09 오전 11:24:42

수정 2026-02-09 오후 12:30:05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월가에서 ‘CTA(Commodity Trading Adviser·상품거래자문사)’가 운용하는 시세추종 알고리즘 펀드들이 향후 한 달 간 추가로 최대 800억달러(원화 약 117조원)에 이르는 매물을 쏟아낼 수 있다고 최대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경고했다. 이는 주식시장은 물론이고 비트코인, 금과 은 같은 귀금속 선물 하락까지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


CTA는 주로 상품선물시장을 중심으로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는 알고리즘에 기반해 시세를 추종하고 기계적으로 매매하는 특징이 있다. 최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연속적인 증거금 인상 등으로 고(高)레버리지 포지션을 유지하기 힘들어진 CTA 펀드들이 담보로 활용하던 금과 은 가격 급락에 환금성이 좋은 아시아 주식, 귀금속 선물, 비트코인을 기계적으로 매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 트레이딩 데스크가 “시장 펀더멘탈이 아니라 주가흐름(시세)을 따라가도록 설계된 이 펀드들은 향후 몇 주간 수백억달러에 이르는 주식을 매도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을 새로운 변동성 확대 구간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시장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CTA 펀드 매도가 가속화할 수 있고, 이런 주식 매도세는 비트코인, 금, 은으로까지 파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CTA 펀드로 불리는 시세추종형 펀드들이 이미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시장에서 매도 신호를 촉발했고, 더 나아가 이들은 시장이 안정되든 추가 하락하든 단기적으로는 순매도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골드만삭스 시장 패닉지수 (자료=골드만삭스)
골드만삭스는 시장이 다시 하락하면 일주일 안에 약 330억달러 규모의 주식이 CTA 펀드에서 매도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또 S&P500지수가 6707선 아래로 내려가면 향후 한 달 동안 최대 800억달러 규모의 추가적인 시스템 매도가 촉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시장이 횡보해도 이번주 154억달러 주식을 순매도하고, 주가가 올라도 약 87억달러 주식을 내다팔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은 이미 취약한 상황이다. 골드만삭스는 유동성이 악화된 만큼 옵션 포지셔닝이 가격 변동을 증폭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이동했다고 지적했다. 딜러들이 이른바 ‘숏 감마(short gamma)’ 포지션에 놓이면, 시장이 하락할 때는 팔아야 하고 상승할 때는 사야 하는 압력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는 변동성을 키우고 장중 움직임을 가속해 변동 폭을 확대시킨다.

골드만삭스는 또한 리스크 패리티(risk-parity), 변동성 조절(volatility-control) 펀드 등 다른 시스템 전략들도 변동성이 더 상승할 경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줄일 여지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즉, 매도 압력은 CTA 펀드에만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투자 심리도 흔들리는 조짐이 나타난다. 골드만삭스 내부 패닉 지수(Panic Index) 는 최근 극단적 스트레스 구간에서 관찰되는 수준에 근접했다. 지난 1년간 ‘하락 시 매수(딥바잉)’를 공격적으로 이어오던 개인투자자들도 피로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최근 자금 흐름은 순매수보다 순매도에 치우쳐 있다.

특히 과거 사례를 보면, 대규모 자금 흐름(플로우) 주도의 주식 매도와 유동성 긴축은 가상자산을 포함한 거시(매크로) 변수에 민감한 자산 전반의 변동성을 키우는 경향이 있었다. 유동성 스트레스 국면에서 위험자산 심리와의 동조화가 강해지는 모습을 보여온 비트코인은, 주식에서의 강제 매도가 가속화될 경우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 가상자산 관련 주식과 개인 선호의 투기성 거래도 최근 시장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으며, 이는 포지셔닝이 여전히 취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동시에 주식시장 혼란은 자산 간 복잡한 교차 흐름을 유발할 수 있다. 위험회피(리스크 오프) 환경은 원자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금과 은 같은 귀금속은 불확실성이 커질 때 안전자산 수요를 끌어 들이기도 한다. 다만 전반적 유동성 흐름과 달러 강세나 약세에 따라 어느 방향으로든 급격한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결국 핵심 변수는 유동성이다. 시스템 펀드의 디레버리징(레버리지 축소), 변동성 상승, 계절적 약세 구간 진입이 겹치면서 향후 몇 주 동안 시장은 불안정한 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 골드만삭스의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앞으로 한 달은 주식시장에 시험대가 될 수 있으며, 그 여파가 비트코인과 귀금속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이정훈 기자

fu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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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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