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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보란듯…이란·러·인도 불러 모은 시진핑

키르기즈스탄서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중동 정세·호르무즈 대안 수송로 등 논의
中, 외교 지원 원하는 러시아·이란 뒷배
시진핑, 非서방권 지도자 이미지 부각

등록 2026-09-01 오전 8:44:00

수정 2026-09-01 오전 8:44:00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이 이란전쟁에 군사·외교 역량을 집중하는 사이 중국이 러시아와 인도, 이란 정상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미국 주도 국제질서에 맞서는 영향력을 과시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러시아와 이란의 경제를 떠받치고 인도까지 끌어안으면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비서구권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AFP)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AFP)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개막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는 파키스탄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벨라루스 등 회원국 정상들도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열렸다. 중국은 이번 회의에서 미국의 일방주의와 제재 중심 외교의 한계를 부각하고, 비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다극화 질서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별도 회담을 갖고 중·러 관계의 발전 가능성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 컨테이너선의 북극항로 정기 운항을 거론하며 양국의 북극 물류 협력 확대 의지를 밝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도 모디 총리와 만나 중동 정세와 교역 문제를 논의했으며, 미국과의 분쟁을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를 원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기존 해상 운송망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SCO 회원국들은 러시아와 인도를 이란을 거쳐 연결하는 국제남북운송회랑과 북극항로 등 대체 무역로를 논의했다. SCO 개발은행과 개발·투자기금 설립 문제도 테이블에 올랐다.

미국이 이란전쟁에 군사·외교 역량을 집중하는 사이 중국이 러시아와 이란을 지원하고 인도까지 끌어안으며 글로벌사우스의 구심점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에도 국제적으로 고립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이란도 미국의 군사·경제 압박을 버틸 외교적 지원이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다.

시 주석이 이런 상황을 지렛대 삼아 비서방 국가들의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는 것이다. 시 주석은 다음달 미국 방문에 앞서 이집트와 인도를 각각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줄리언 게워츠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중국·대만 담당 선임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많은 동맹국들을 소외시키고 있는 바로 이 시점에 시 주석은 중국이 전세계에 우방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기회라고 보는 듯 하다”고 말했다.

출범 25주년을 맞은 SCO 회원국은 세계 인구의 43%, 세계 경제의 약 23%를 차지한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안보 협의체로 출발해 인도와 파키스탄, 이란, 벨라루스도 합류하면서 서방 주도 질서에 대응하는 비서방 협력체로 외연을 넓혀왔다.

김겨레 기자

re9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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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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