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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디앤디파마텍 비만약 연구용역 계약 추가 발주…숨은 의미는

등록 2026-07-21 오전 8:06:02

수정 2026-07-21 오전 8:06:02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디앤디파마텍(347850)이 미국 화이자로부터 경구용 비만치료제 제형 개발과 관련한 추가 발주를 확보했다. 계약금액 증가분은 약 7억원에 그쳤지만 화이자가 기술이전받은 자산의 후속 개발 과정에서 디앤디파마텍의 연구개발(R&D) 역량을 유상으로 계속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디앤디파마텍이 지난 14일 정정 공시한 내용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디앤디파마텍이 지난 14일 정정 공시한 내용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추가 발주에 계약 기간 연장…'이중작용제' 표현 빠진 이유?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디앤디파마텍은 지난 14일 화이자와 체결한 경구용 펩타이드 비만치료제 제형 개발 연구용역 계약을 정정 공시했다. 화이자의 추가 발주에 따라 계약금액은 18억3267만원에서 25억2658만원으로 37.9% 늘었다. 계약 종료 예정일도 오는 11월 30일에서 2028년 2월 29일로 약 15개월 연장됐다.

일각에서는 계약기간이 15개월가량 늘어난 것에 비해 계약금액 증가폭이 크지 않다는 점을 들어 개발 일정이 지연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이러한 우려가 시장에 퍼지면서 지난 14일 디앤디파마텍 주가는 7%대 하락했다.

다만 공시 내용을 보면 이번 계약기간 연장을 단순한 개발 지연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정정 사유가 개발 일정 변경이 아닌 ‘고객사 추가발주에 따른 계약금액 변경’으로 명시됐기 때문이다. 화이자가 후속 개발 과정에서 디앤디파마텍이 수행할 연구 항목을 추가하면서 계약금액과 예상 수행기간도 함께 조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금은 각각의 연구용역 항목을 완료한 뒤 90일 이내 지급받는다. 선급금이나 마일스톤을 받는 기술이전 계약이 아니라 화이자가 요청한 R&D 업무를 디앤디파마텍이 수행하고 그에 따른 용역비를 받는 구조다.

이번 정정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부분은 계약명에서 ‘이중작용제’라는 표현이 빠졌다는 점이다. 기존 계약명은 ‘경구용 펩타이드 이중작용제 비만치료제 제형 개발’이었지만, 정정 후에는 ‘경구용 펩타이드 비만치료제 제형 개발’로 바뀌었다.

이를 두고 시장 일각에서는 디앤디파마텍이 화이자의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경구용 GLP-1·GIP 이중작용제 ‘MET-875o’ 외에 다른 물질의 경구 제형 개발까지 맡게 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현재 공개된 내용만으로 대상 물질이 추가됐거나 연구 범위가 다른 후보물질로 확대됐다고 볼 근거는 뚜렷하지 않다. 오히려 특정 후보물질의 작용기전과 화이자의 개발 전략이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계약명을 보다 포괄적인 표현으로 조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정정 공시가 이뤄진 배경에는 계약의 특수한 공시 구조도 있다. 최초 연구용역 계약금액이 디앤디파마텍의 최근 연간 매출액 대비 10%를 넘으면서 단일판매·공급계약 공시 대상이 됐다. 이후 화이자가 연구 업무를 추가로 발주해 전체 용역비가 바뀔 때마다 기존 계약의 변경 내용을 정정 공시해야 한다.

디앤디파마텍 관계자는 "해당 공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자체 R&D 조직 갖춘 화이자, 디앤디에 연구 용역 지속…왜?

바이오업계에서는 이번 추가 발주를 화이자가 디앤디파마텍으로부터 기술이전받은 자산의 후속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디앤디파마텍은 멧세라와 협업하던 당시 기술이전 이후에도 후보물질 발굴과 제형 개발 등 R&D 역할을 폭넓게 담당했다. 자체 신약 발굴 조직이 충분하지 않았던 멧세라를 대신해 디스커버리와 후속 개발 업무 일부를 수행하고 관련 비용을 청구하는 형태였다. 이에 따라 디앤디파마텍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멧세라와의 연구 협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용역 매출을 올렸다.

화이자는 멧세라와 달리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개발까지 수행할 수 있는 자체 연구조직을 갖춘 글로벌 제약사다. 멧세라 인수 이후에는 화이자가 관련 개발을 내부에서 모두 수행하고 디앤디파마텍과의 연구 협업은 종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화이자는 인수 이후에도 디앤디파마텍에 별도 비용을 지급하며 기존 기술이전 자산의 일부 후속 개발 업무를 맡기고 있다. 개발 과정에서 디앤디파마텍의 제형 기술이나 연구 경험이 필요한 부분이 생길 때마다 별도의 연구용역 형태로 업무를 발주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통상 기술이전 이후에는 도입 기업이 후보물질 개발을 주도하고 원개발사는 계약에서 정한 기술이전 지원 업무를 담당한다. 자체 연구개발 조직을 갖춘 도입 기업이 원개발사에 추가 비용을 지급하면서 연구 업무를 계속 맡긴다면, 플랫폼 자체뿐 아니라 이를 개별 후보물질에 적용하는 원개발사의 경험과 노하우에도 활용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디앤디파마텍의 오랄링크는 주사제로 투여되는 펩타이드 약물을 경구제로 개발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회사가 공개한 파이프라인 가운데 MET-002o는 오랄링크를 처음 적용한 프로토타입이다. 디앤디파마텍은 여기에서 확보한 임상 제형을 MET-224o와 MET-097o 등 후속 경구용 GLP-1 후보물질에 적용하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경구용 펩타이드 의약품은 위장관에서 유효성분이 분해되는 것을 막으면서 체내에 충분한 양이 흡수되도록 해야 한다. 같은 계열의 펩타이드라도 후보물질의 특성에 맞춰 제형과 제조공정을 각각 최적화해야 하는 만큼, 플랫폼을 개발한 원개발사의 제형 연구 경험이 임상 진입을 위한 후속 연구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기술을 도입한 회사가 자체 연구조직을 갖추고도 원개발사에 추가 비용을 지급하며 후속 연구를 맡기는 것은 흔한 사례는 아닌 걸로 안다”며 “해당 플랫폼의 기술적 가치뿐 아니라 후보물질별 제형을 최적화해 온 원개발사의 경험과 노하우도 개발에 필요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새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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