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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이어 홍해까지…중동 원유 수송로 ‘이중 위기’

후티·사우디 충돌 격화…홍해 우회로도 흔들
양대 해협 동시 차질 땐 공급망 충격 불가피
“장기화하면 세계 경기침체 가능성” 경고

등록 2026-07-18 오후 5:54:24

수정 2026-07-18 오후 5:54:24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차질을 빚은 중동 원유 수출이 홍해 항로까지 위협받으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망에 ‘이중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대신해 활용해온 홍해 우회 수출마저 불안해지면서 세계 원유 시장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지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홍해를 통한 원유 수출을 확대해 왔지만, 이를 가능하게 했던 예멘 친이란 후티 반군과의 휴전 체제가 흔들리면서 이마저도 위협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동부 유전에서 서부 홍해 연안 얀부항까지 동서 송유관으로 원유를 보낸 뒤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거쳐 홍해 항로로 수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원유 수출량을 하루 약 460만배럴 수준으로 유지했지만, 최근 후티가 홍해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우회 수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사우디와 후티는 2022년 휴전 이후 비교적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다시 무력 충돌을 주고받으며 긴장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사우디와 예멘 정부군은 지난 13일 후티가 장악한 예멘 수도 사나 국제공항을 공습했고, 후티는 사우디 남부 아브하 국제공항을 향해 탄도미사일과 자폭 드론을 발사하며 맞대응했다.

시장에서는 양측 충돌이 확대될 경우 후티가 홍해를 지나는 선박 공격이나 사우디 항만·석유시설 공격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미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흔들리면서 중동의 양대 원유 수송로가 동시에 마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에이프릴 롱리 앨리 전 유엔 예멘 특사실 선임 정치고문은 “후티가 판을 키워 더 큰 것을 얻어낼 기회가 왔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홍해 상황이 다시 악화하고 있다”며 “후티의 미사일 공격은 육지의 불안정이 해상의 불안으로 빠르게 번질 수 있다는 경고”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동시에 장기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는다. 현재는 각국이 비축유와 상업용 재고를 활용해 공급 부족을 메우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재고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두 해협의 통행 차질이 장기화하거나 사우디 송유관과 항만 시설까지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경우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후티가 당장 전면전에 나서기보다는 사나 공항 운항 재개와 물자 반입 확대 등을 얻어내기 위해 긴장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이며 사우디를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다원 기자

d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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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원 기자

d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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