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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엔화, 4년 반 만에 '최소 변동폭'…헤지펀드 매도세 '8분의 1' 뚝

10월 엔·달러 환율 변동폭 2.87엔, 4년 반만에 최저
앤화 매도 압력 약화, 헤지펀드 매도 규모도 '급감'
美·日 엔저견제 영향, 프랑스 위기·AI 우려까지 겹쳐
오랜만의 '안전자산' 인식, 다만 구조적 엔저 압박 여전

등록 2026-11-02 오전 8:53:29

수정 2026-11-02 오전 8:53:29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이례적인 정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엔·달러 환율 변동폭은 4년 반 만에 가장 작았다. 올 상반기 엔저(엔화 약세)를 이끌었던 헤지펀드 등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잠잠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지난 한 달간 달러당 156엔대 초반에서 158엔대 후반 사이를 오르내렸다. 월간 변동폭은 2.87엔으로 4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엔화 매도 압력이 누그러진 것이 배경 중 하나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집계하는 헤지펀드 매매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펀드의 엔화 순매도 규모는 약 1만 4000계약(약 1800억엔) 수준이었다. 엔·달러 환율이 160엔을 넘어섰던 올 상반기엔 투자자들의 매도도 크게 늘며, 지난 6월 말 정점 당시 약 11만 5000계약에 달했다. 이 규모가 무려 8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같은 헤지펀드의 엔화 매도 배경으론 엔저를 바로잡으려는 미·일 양국 정부의 대응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미·일 정부는 지난 7월 엔화 매수 환율 공조 개입에 나섰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등은 거듭 엔저를 견제했고, 이는 ‘베선트 포’(Bessent Cannon)로 불리기도 했다. 이에 호응하듯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도 “리플레이션 정책이 필요한 국면이 아니다”라며, 리플레이션 정책과 거리를 두는 발언을 했다.

이노 텟페이 미쓰비시UFJ은행 수석애널리스트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헤지펀드가) 어설픈 각오로는 엔화 매도에 나설 수 없게 된 상황”이라고 했다. 이런 시장 심리는 BOJ가 지난달 30일 연 금융정책결정회의 이후 반응에서도 엿볼 수 있다. 나야 다쿠미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외환트레이딩그룹장은 “지금까지는 회의가 끝나면 엔화가 팔렸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투자자들이 엔화 매도에 나서지 않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프랑스의 정치·재정 불안과 주식시장의 불안정한 인공지능(AI) 장세까지 겹치며 시장의 위험 회피 움직임을 더 키우고 있다. 모로가 아키라 아오조라은행 수석마켓전략가는 “AI 관련 악재로 미국 주가 하락과 금리 하락이 한층 더 진행되면 엔고로 번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구니베 신지 미쓰이스미토모DS자산운용 리드펀드매니저도 “미국의 실질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일본도 시장 신뢰를 높이기 위한 정보의 발신이 늘면서 국채가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처가 되고 있다”며 “‘안전자산 선호’로 엔화가 오랜만에 선택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수요 거래도 달라졌다. 전문가들은 엔·환율이 157엔대에서 움직이던 지난달 30일 오전 수출기업들의 달러 매도가 많았던 점에 주목했다. 가토 미치요시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행 선임고문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가만히 두면 엔저가 될 테니 160엔대에서 엔화를 사고 달러를 팔면 된다’고 생각하던 수출기업들도 ‘이제 160엔대로는 돌아가지 않을지 모른다’는 분위기로 바뀌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엔화가 150엔대를 향해 치고 올라갈 만한 흐름도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전한 구조적 엔저 압력이 남아 있어서다.

가리야 쇼고 미나토은행 전략가는 일본 정부의 엔저 견제 효과도 점차 약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BOJ가 현재 3개월에 한 번 정도인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듯한 발언이 나오면 엔화 매도가 나오기 쉽다”며 “연말에는 160엔 안팎으로 돌아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엔화 매도·달러 매수 수요도 꾸준하다. 신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와 디지털 적자 등을 통한 구조적인 매도 압력도 여전히 남아 있다. 고토 유지로 노무라증권 수석외환전략가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긴장이 재고조돼 원유 가격이 더 오르면 초기엔 달러가 다시 매수되기 쉽다”며 “엔화와 유로화 모두에 대해 달러 강세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엔화는 당분간 매수와 매도 양측에 ‘팽팽하게’ 낀 고착 상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엔화 변동이 작은 상황이 계속되겠지만, 매물이 축적됨에 따라 향후 한쪽 방향으로 변동성이 폭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정유 기자

thec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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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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