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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의심환자 900명 돌파…주민 반발·원조 삭감에 사태 악화

진단 설비 부족해 확진 판정 더뎌…감염 규모 더 클듯
보건 당국 전염성 큰 시신 인도 거부하자 주민들 격분
WHO 보건 원조 최대 40% 감소…필수 장비 부족

등록 2026-05-25 오후 2:30:55

수정 2026-05-25 오후 2:30:55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의심 환자가 900명을 돌파했다. 사망자가 2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원조 삭감과 반군 활동, 주민 반발까지 겹치면서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민주콩고 동부의 한 성당에서 사람들이 에볼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미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AFP)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민주콩고 보건 당국은 에볼라 의심 환자가 904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204명, 확진 환자는 101명이었다.

세계 최빈국이자 무력 반군이 활동하는 분쟁 지역인 민주콩고에서 백신이 없는 변종 ‘분디부조’ 에볼라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지만 방역 체계는 사실상 붕괴 상태다. 진단 설비 부족 등으로 확진 판정이 늦어지는데다 보건 당국에 보고되지 않은 감염 사례도 많아 실제 에볼라 감염 규모는 더 큰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이투리주의 르왐팔라와 몽그발루에 위치한 에볼라 치료센터 2곳이 주민들의 방화 공격을 받았다. 보건 당국이 에볼라 의심 사망자의 시신 인도를 거부하자 이에 격분한 주민들이 불을 지른 것이다. 에볼라 사망자의 시신은 강한 전염성을 띠기 때문에 장례 준비나 조문 과정에서 추가 감염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

지난 50년간 에볼라를 17차례 겪은 민주콩고에서 이번 사태가 유독 심각하게 발전한 것은 원조 삭감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경제협력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 및 준회원국 ODA는 1743억달러(약 261조원)로 전년대비 23.1% 줄었다. 역대 최대 낙폭으로, 세계 최대 미국 원조가 56.9% 급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외부 보건 원조가 2023년 대비 2025년에 30~40%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민주콩고에서는 진단 키트를 비롯해 감염자의 시신을 매장하는 데 필요한 가방 및 의료진들이 사용하는 얼굴 보호대와 보호복 등 필수 장비가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토마스 맥헤일 인권의사협회 공중보건국장은 “원조 예산 삭감이 전염병 발생을 감지하고 대응하는 능력을 약화시켰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질병통제예방센터는 민주콩고와 국경을 맞댄 우간다 외에도 앙골라, 부룬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주변 10개국도 추가 확산 위험에 놓여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민주콩고의 에볼라 유행 위험 수준을 ‘높음’에서 ‘매우 높음’으로 상향했다. 다만 WHO는 에볼라가 코로나19 바이러스처럼 국제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김겨레 기자

re9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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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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