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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원유 판매 허용 철회…호르무즈 긴장 재고조하나

호르무즈 유조선 공격 대응…이란산 원유 거래 허가 즉시 취소
美·이란 60일 휴전 핵심 조치 무력화…핵협상도 불확실성 확대
브렌트유 75달러 돌파…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 재부각

등록 2026-07-08 오전 4:38:29

수정 2026-07-08 오전 4:38:29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잇따른 유조선 공격에 대응해 이란산 원유 판매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제재 면제를 전격 철회했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달 체결한 60일 휴전 합의의 핵심 내용이 사실상 무력화되면서 양국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국제유가도 급등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떠있는 선박들. (사진=AFP)
호르무즈 해협에 떠있는 선박들. (사진=AFP)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7일(현지시간) 이란산 원유의 생산·인도·판매를 허용했던 일반허가(GLX)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이후 새로운 이란산 원유 거래는 허용되지 않는다. 당초 이 허가는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월 17일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재개와 교전 중단에 합의한 뒤 발급돼 오는 8월 21일까지 60일간 유효할 예정이었지만, 시행 16일 만에 철회됐다.

미국 정부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유조선 공격을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최근 이란으로 추정되는 세 차례의 상선 공격이 발생했으며, 테헤란은 자국의 허가 없이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이란은 특히 오만 연안 인근의 미 해군 보호 항로를 이용하는 선박 운항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현재 이란과 체결된 양해각서(MOU)는 전적으로 이행 여부에 기반한 합의”라며 “이란은 합의를 성실히 이행할 경우에만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행동은 용납할 수 없는 것으로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은 평화 협상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양국 협상단이 최종 합의를 위한 협상을 계속 선의로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가 협상 결렬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체결된 양해각서는 상선 공격 중단과 미국의 이란산 원유 판매 허용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었다. 이를 통해 양국은 60일간 교전을 중단하고 이란 핵 프로그램과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적 운영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이번 제재 면제 철회로 휴전 체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양국 합의를 사실상 붕괴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 준법감시 부문 책임자를 지낸 클레어 오닐 매클레스키는 “상선 공격 재개와 시행 16일 만의 일반허가 철회는 양해각서의 종말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75달러를 넘어섰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배럴당 72달러 안팎으로 상승했다. 미국의 이란산 원유 판매 허용은 그동안 페르시아만의 원유 공급 정상화 기대를 높이며 국제유가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해 왔지만, 이번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결정이 협상력을 높이기보다 오히려 휴전 합의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에너지 리스크 자문업체 옵시디언 리스크 어드바이저스의 브렛 에릭슨 대표는 “일반허가(GLX)가 이란에 제공한 경제적 혜택은 제한적이었지만 이를 철회하면 합의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며 “이는 협상력이 아니라 전략적 자해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김상윤 기자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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