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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합의’ 양보 없는 미·이란…트럼프 “공습 재개할 수도” 위협

이란, 14개항 새 종전안 보내…해상 봉쇄 해제 포함
트럼프 "받아들이긴 쉽지 않을 듯" 회의적 반응
美·이란, 물밑에서 수정 종전안 교환하고 있지만
핵 합의 등 핵심 쟁점 이견에 ‘제자리걸음’
이란 “선 종전, 후 핵협상”…美 "핵 포기 레드라인"

등록 2026-05-03 오전 11:45:24

수정 2026-05-03 오후 7:26:56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이란 전쟁이 3개월 차에 접어든 가운데 미국과 이란이 중재국인 파키스탄을 통해 물밑에서 종전안을 주고받고 있지만 핵 합의에 대한 입장차로 종전 협상이 교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습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란에 양보를 압박하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에 14개 항으로 구성된 새 종전 제안을 전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제안 수용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는 이란이 방금 우리에게 보낸 제안을 검토할 예정”이라면서도 “지난 47년 동안 그들이 인류와 세계에 대해 저지른 일에 비해 아직 충분한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제안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을 향해 공격을 재개할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는 경고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 공습 재개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들이 잘못 행동하거나 문제를 일으킨다면 가능성은 있다”며 경고했다.

앞서 이란 반관영 매체 타스님과 파르스 통신은 “이란이 14개 항으로 구성된 제안을 중재국인 파키스탄을 통해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제시한 새 제안에는 △이란 주변 지역에서 미군 철수 △해상 봉쇄 해제 △배상금 지급 △이란 자산에 대한 동결 해제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전쟁 종식 △해협에 대한 새로운 통제 체계 등이 포함됐다. 이는 지난주 이란이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에 제안한 ‘선 종전, 후 핵협상’을 골자로 한 종전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제안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실상 거절했다.

이란 매체들은 새 제안이 “미국의 9개 항목 제안에 대한 응답”이라고 했다. 미국이 앞선 제안을 거절하면서 이전 15개 항으로 구성된 자신들의 제안을 9개로 간소화해 다시 보냈다는 것이다. 또 “미국이 2개월간의 휴전을 제안했으나, 이란은 문제가 30일 이내에 해결되어야 하고 협상은 휴전 기간 연장이 아닌 전쟁 종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고 전했다.

양측이 물밑으로 여러 차례 수정된 종전안을 주고 받고 있지만 핵 합의 등 핵심 쟁점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모습이다. 미국은 이란의 핵 활동 전면 중단과 고농축 우라늄 반출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이란은 자국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이라고 주장하며, 우라늄 농축 권리 인정과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란은 교착 상태를 타개할 방안으로 먼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미국은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해제하며, 핵 프로그램 협상은 이후 단계로 미루는 구조를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하며 ‘핵 포기’를 레드라인(양보 불가 사항)으로 고수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모두 길어진 전쟁에 부담이 커진 상황으로 이제 버티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르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을 급등시킨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어야 한다는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할 경우 공화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로 원유 수출길이 막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은 원유를 수출하지 못하면서 원유 저장고가 빠르게 차오르자 산유량을 줄이기 시작했다. 저장 탱크가 가득 차 유정을 강제로 폐쇄해야 하는 한계점에 언제 도달할지가 관건이다. 유정은 한번 감산하면 산유량을 회복하기 어렵고 아예 불능화되기도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유발할 목적으로 해상 봉쇄를 포함한 ‘경제적 분노 작전(Operation Economic Fury)’을 진행 중이다.

임유경 기자

yklim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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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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