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회동 가능성은 10%에도 못 미친다는 미국 대북 전문가의 전망이 나왔다.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이어가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을 살피며 미국이 비핵화 요구를 포기할 의사가 있는지 시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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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킷 판다(Ankit Panda) 카네기국제평화재단 핵정책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미사일 광풍: 정상회담의 서막인가?(Missile Madness: Prelude to Summit?)’ 대담에서 APEC 계기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이제 10% 미만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회담을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해졌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도 미국 중간선거와 이란 문제에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제니 타운(Jenny Town)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이자 북한 전문매체 38노스 국장도 가까운 시일 내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그는 회담 가능성이 50% 미만이냐는 빅터 차 CSIS 한국석좌의 질문에 “훨씬 낮다”고 답했다.
두 전문가는 회담의 최대 걸림돌로 비핵화 문제를 꼽았다. 타운 국장은 북한이 비핵화를 협상 의제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바꾸는 조치를 먼저 취하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문제는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이냐가 아니라 미국이 그런 조치를 취할 의향이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판다 연구원도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적이고 실질적인 정책 변화 신호를 요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 축소는 북한이 원했던 조치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북한이 과거 하노이 정상회담처럼 비핵화 로드맵이나 우라늄·플루토늄 문제를 논의하기보다 외교관계 정상화와 한국전쟁 종식, 새로운 북미관계에 초점을 맞춘 협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시험발사가 미국의 대응 수위를 탐색하는 성격도 있다고 평가했다.
판다 연구원은 북한이 핵실험이나 태평양 방향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처럼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곤란하게 만들 행동은 자제하면서 다른 미사일 시험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 삼지 않는다면 오히려 정상회담 가능성을 더 진지하게 검토할 이유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운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회담 의지를 밝힌 이후 북한의 신형 무기 개발 관련 시험이 늘어난 점에 주목했다. 다만 두 현상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되돌리지 않겠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군사활동으로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평가와 실제 북한의 군사활동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차 석좌는 CSIS 집계를 인용해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21개월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건이 34건으로, 1기 같은 기간의 약 두 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자신의 재임 기간에 잘 행동해 왔다고 평가한 바 있다.
판다 연구원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과거 신형 무기의 성능을 입증하는 개발시험 중심에서 실제 핵전쟁을 가정한 군사훈련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최근에는 기동 능력을 갖춘 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 등 새로운 무기체계 개발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 회담 전망이 어둡다고 해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봤다. 판다 연구원은 향후 국정연설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중심의 기존 접근과 다른 대북정책 구상을 공식적으로 제시한다면 북한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 | 빅터 차(왼쪽부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와 제니 타운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 겸 38노스 프로그램 국장, 앤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CSIS의 ‘불가능한 국가(The Impossible State)’ 팟캐스트 대담에서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CSIS 웹캐스트 영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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