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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등 켜져도 ‘불나방 투자’…경보종목 4개 중 1개는 30% 급락

시장경보 지정 20거래일 뒤 68%가 주가 하락
외인·기관 순매도에도 개인은 ‘사자’

등록 2026-09-20 오전 10:16:41

수정 2026-09-20 오전 10:16:41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한국거래소의 투자경고·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된 사례 4건 중 1건은 이후 20거래일 만에 주가가 30% 이상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경보가 주가 급등과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알리는 신호임에도 외국인과 기관이 물량을 덜어내는 사이 개인투자자는 오히려 사들인 경우가 적지 않았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거래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투자경고·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된 사례는 총 1548건으로 집계됐다. 투자경고 지정이 1429건, 이보다 경보 단계가 높은 투자위험 지정이 119건이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거래소는 주가가 단기간 급등하거나 소수 계좌에 매매가 집중되는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있는 종목의 투자 위험을 알리기 위해 시장경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시장경보는 투자주의, 투자경고, 투자위험 등 3단계로 구분된다.

분석 결과 시장경보 지정 20거래일 뒤 주가가 지정 당일보다 하락한 사례는 총 1050건으로 전체의 68%에 달했다. 시장경보를 받은 종목 10개 가운데 약 7개는 한 달여 뒤 주가가 지정 당시보다 낮아진 셈이다.

하락 폭도 컸다. 지정 20거래일 뒤 주가가 지정일 대비 20% 이상 떨어진 사례는 636건이었다. 30% 이상 급락한 경우도 398건으로, 전체 시장경보 지정 사례 4건 중 1건꼴이었다.

경보 수위가 가장 높은 투자위험 종목의 낙폭은 더욱 두드러졌다. 투자위험으로 지정된 119건은 지정 20거래일 뒤 주가가 평균 15.6%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시장경보는 단기간 과열된 종목에 투자할 때 주의를 기울이라는 신호지만 개인투자자는 경보 지정 이후에도 일부 종목을 적극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한 달간 투자경고 또는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된 국내 코스피·코스닥 종목 41개를 분석한 결과, 지정 이후 이달 18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순매수한 종목이 13개로 나타났다. 경보 종목 3개 가운데 1개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빠져나가는 동안 개인이 물량을 받아낸 것이다.

개인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던 종목은 우리기술(032820)이었다. 우리기술이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18일까지 개인은 약 85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492억원, 기관은 366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성호전자(043260)도 투자경고 지정 이후 개인 순매수액이 229억원을 넘어섰다. 이어 원익홀딩스(030530) 약 206억원, 오이솔루션(138080) 약 146억원, 금호전기(001210) 약 134억원 순으로 개인 순매수 규모가 컸다.

투자경고·위험 종목에서 주가 하락 위험이 현실화하고 있음에도 개인의 추격 매수가 이어지면서 시장경보의 실효성과 투자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소는 올해 시장경보와 관련한 일부 규제를 완화했다. 지난 4월 규정 개정을 예고한 뒤 투자경고·투자위험 종목에 적용하던 매수대금 현금 100% 위탁증거금 징수 의무를 폐지했다.

거래소는 당시 글로벌 기준과 비교해 규제가 과도하다는 지적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용거래 금지와 매매거래 정지 등 다른 과열 억제 장치는 유지했다.

박성훈 의원은 “시장경보는 단순한 경고 딱지가 아니라 급등 종목에 뒤늦게 뛰어드는 투자자에게 위험을 알리는 안전장치”라며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위험고지와 이상거래 감시 등 투자자 보호장치까지 느슨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신하연 기자

summe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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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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