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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걸프 공격’ 사과 후 번복…전쟁 속 지도부 균열 노출

걸프국 미사일 공격 사과했다가 몇시간 만에 발언 번복
강경파 반발 속 이란 권력 공백·지휘 혼선 드러나
대통령 “군 독자 행동 가능성” 언급…실권 논란 확산

등록 2026-03-08 오전 2:31:40

수정 2026-03-08 오전 2:31:40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이란 대통령이 걸프 국가들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사과했다가 몇 시간 만에 입장을 번복하면서 전쟁 속 이란 지도부 내부의 균열이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사진=AFP)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국영 TV 연설에서 최근 카타르와 바레인 등 걸프 국가들을 향한 미사일 공격과 관련해 “피해를 입은 이웃 국가들에 이란을 대표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해당 국가들을 공격할 의도는 없었다며 공격을 중단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하지만 몇 시간 뒤 이란 강경파 진영의 비판이 이어지자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추가 성명을 통해 “이란은 이번 전쟁에서 우호적이고 이웃한 국가들을 공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성명에서는 앞서 밝힌 사과 표현도 제외됐다.

이 같은 입장 번복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이 2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 지도부 내부의 혼선과 권력 갈등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전쟁이 시작된 지난주 이후 이란은 페르시아만 인접 아랍 국가들을 향해 수백 발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이란은 해당 공격이 걸프 지역에 위치한 미군 기지를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공격 과정에서 공항과 호텔 등 민간 시설에도 피해가 발생하면서 걸프 국가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번 공격이 지휘 체계의 공백 속에서 이뤄졌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지도자와 지휘관들이 목숨을 잃으면서 지휘관이 없는 상황이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군이 자체 판단으로 행동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쟁은 이스라엘이 공습을 통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고위 지도부를 제거하면서 촉발됐다.

하메네이 사망 이후 이란은 아직 새 최고지도자를 선출하지 못한 상태다. 현재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차기 최고지도자가 결정될 때까지 국가 운영을 맡는 3인 위원회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란의 군과 안보 조직이 실질적인 권력을 쥐고 있어 대통령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중동·북아프리카 프로그램 책임자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발언 이후에도 걸프 지역 공격이 계속된 것은 군 중심 권력 구조 속에서 그의 권한이 제한적이라는 인식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내부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강경 성향의 하미드 라사에이 의원은 소셜미디어에서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약하고 비전문적인 태도”라고 비판했다.

라사에이는 “사과해야 할 쪽은 자국 영토를 미군 기지로 제공한 국가들”이라며 “이란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이란이 중동 이웃 국가들에 사과하고 더 이상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다만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실제로 이런 약속을 할 권한을 갖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상윤 기자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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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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