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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2000억’ 몸집 키운 우주펀드...생태계 병목은 '여전'

작년 35억에서 1000억으로 확대…총 2000억 목표
발사체·위성 기업 편중, 국방·공공 수요 의존
초기 기업 실증 이력 확보도 난항...비방산 수요 발굴 필요

등록 2026-04-02 오후 11:45:33

수정 2026-04-02 오후 11: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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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6년 04월 02일 23시 45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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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원재연 기자] 정부가 올해 뉴스페이스 펀드 조성 목표를 2000억원으로 끌어올리며 우주산업 지원 강도를 높였다. 지난해 35억원이던 정부 출자금이 1000억원으로 늘어난 만큼 규모만 놓고 보면 이례적이다.

다만 시장은 자금 증가 자체에 들뜨지는 못하고 있다. 발사체와 위성에 쏠린 산업 구조, 제한적인 수요처, 초기 기업의 실증 부담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대규모 출자가 곧바로 시장 확대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에서다.

국산 로켓 누리호 발사 장면.(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모태펀드 2차 정시출자 사업에서 뉴스페이스 분야 정부 출자금은 1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지난해 지난해 35억원과 비교하면 28배 늘어난 규모다. 이번 모태펀드 출자비율은 50%로, 자펀드 결성 목표 규모는 약 2000억원이다. 세부적으로는 소형 300억원, 중형 225억원, 대형 325억원, 글로벌 150억원으로 나뉜다.

뉴스페이스, 즉 ‘민간 주도 우주산업’은 지난 2023년부터 우주청이 모태펀드를 통해 처음 출자를 시작한 분야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조성된 뉴스페이스 1~3호 펀드가 총 301억원 규모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정부가 기존 시장 규모를 크게 웃도는 자금을 한 번에 공급하는 셈이다.

문제는 한국 우주산업이 아직 그 자금을 곧바로 흡수할 만큼 넓은 생태계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국내 우주산업은 여전히 위성과 발사체 중심으로 짜여 있다. 초기 재원 대부분을 차지하는 정부 지원금이 그간 발사체와 위성 개발에 집중돼 왔고, 실제 수요도 군과 방산 쪽에 쏠린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데이터, 소프트웨어, 소재·부품, 바이오와 같은 연관 분야는 상대적으로 성장이 늦다는 평가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이에 나중에 진입한 초기 스타트업이 겪는 자금조달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다. 우주 분야 기업은 시드 투자를 받은 뒤에도 실증 이력과 매출을 쌓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벤처캐피털은 시리즈A 전후부터 매출 실적을 요구한다. 하지만 주요 수요처인 국방·공공 부문이 검증된 기업들을 선호하면서 초기 기업이 실증 기회를 확보하기는 더 어려워진 것이다. 기술을 갖추고도 ‘스페이스 헤리티지(Space Heritage·우주 환경 검증 이력)’를 쌓지 못해 후속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가 반복된다는 얘기다.

기존 뉴스페이스 펀드의 투자처 역시 한정된 분야에 머물러 있다. 뉴스페이스 1호 펀드는 누리호 부품 기업인 스페이스솔루션 등에 투자했고, 2호 펀드도 위성용 전기추력기 개발사, 추진기관·궤도수송선 개발사, 발사체 엔진·위성 부품 기업 등에 자금을 집행했다. 데이터 서비스나 소프트웨어, 바이오 같은 활용 분야보다 상단 제조 영역에 먼저 자금이 몰렸다는 얘기다.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우주산업은 제조업인 동시에 소프트웨어·AI 산업”이라며 “우주와 관련된 바이오나 소프트웨어, 데이터 활용 서비스처럼 우주산업과 연결되는 영역이 함께 커져야 후속 투자도 계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주청은 역시 이 같은 한계를 일부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출자에서는 지난 1~3호와 달리 투자 범위를 미래 항공산업과 우주 활용 잠재력이 큰 기술 분야까지 포함했다. 순수 우주기업만으로는 커진 자금을 소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우주산업과 접점이 있는 인접 기술까지 범위를 넓혀 생태계 저변을 키우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우주 관련 스타트업 관계자는 “자동차·반도체처럼 이미 고도화된 산업과 달리 우주는 현대 산업사회에서 거의 새로 만들어가는 영역”이라며 “국내 민간 우주산업은 특히나 아직 비교 가능한 선행 사례가 많지 않은 만큼 시장이 기업 가치를 판단할 기준도 충분히 쌓이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자금 확대가 의미를 가지려면 개별 기업의 단기 성과보다 반복 가능한 시도와 검증 이력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쪽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 전했다.


원재연 기자

1jae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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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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