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에너지 딥테크 투자에 있어 기술의 혁신성만으로 기관투자자의 자금을 끌어들이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초기 기술의 사업화 가능성을 입증하고 장기적인 현금흐름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해야 한다”며 “기술 개발부터 상업화, 인프라 투자까지 각 단계에 맞는 자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 | (왼쪽부터) 박찬국 한국외대 기후변화융합학부 교수와 김원빈 한국투자공사 인프라투자실 부장, 김진환 사학연금 부동산인프라 팀장, 우신제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 대표,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가 5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 in BIXPO 2026'에서 '지금, 왜 에너지 딥테크인가?'란 주제로 패널토론을 하고 있다.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는 국내외 전문가와 함께 에너지 딥테크 산업의 미래를 조망하고, 유망 기술의 사업화와 기업 스케일을 위한 글로벌 자본 연계 및 실질적인 투자협력 방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사진=방인권 이데일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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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빈 한국투자공사(KIC) 인프라투자실 부장과 김진환 사학연금 부동산인프라팀장, 우신제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 대표,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는 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 인 빅스포(GAIC in BIXPO)’에서 에너지 딥테크의 투자 가능성과 시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박찬국 한국외대 기후변화융합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이용관 대표는 에너지 딥테크 초기 투자에서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과 경제성을 핵심 판단 기준으로 제시했다. 블루포인트는 소형모듈원전(SMR)과 핵융합 등 차세대 에너지원에 투자하고 있다. 이 대표는 “SMR은 기술적 구현보다 경제성 확보가 핵심 과제”라고 짚었다. 기존 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적 진전이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그는 핵융합 분야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과거에는 상용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인공지능(AI)과 초전도 자석, 디지털 트윈 등 관련 기술의 발전이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AI 기술이 다른 기술들의 허들을 낮추면서 개발 속도도 높이고 있다”며 “에너지원에 대한 투자 검토 기준을 보다 적극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술이 실제 투자 가능한 프로젝트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업 안정성과 현금흐름을 입증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우신제 대표는 “인프라 자산운용사 관점에서 △장기적인 수요 △전력구매계약(PPA) 등 안정적인 수익 계약 △건설·운영 비용 △기술적 위험의 배분 구조를 중요하게 본다”고 강조했다. 높은 수익률만큼이나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투자 원금을 보호할 수 있는 구조인지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우 대표는 특히 기술 개발과 대규모 상업화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게 과제라고 강조했다. 기술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곧바로 장기 투자를 전제로 하는 인프라 기관의 투자 대상으로 인정받기는 어려워서다. 그는 “실제 사업을 빠르게 실행해 운영 실적과 데이터를 축적하고 금융기관이 투자 판단에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기금 역시 에너지 딥테크를 기존 실물자산에 접목해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김진환 팀장은 연기금의 인프라 투자는 높은 성장성이나 수익성뿐 아니라 투자수익의 원천을 다변화하고 장기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발전소와 데이터센터, 수처리 시설 등 기존 자산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는 뜻이다.
김 팀장은 특히 인프라 자산의 긴 투자 기간을 고려하면 기술과 정책 변화에도 자산의 경쟁력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두가 관심을 기울이기 전에 조금 더 좋은 가격에 투자하고, 그 가격을 바탕으로 현금흐름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원빈 부장은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기술 검증과 확실한 수요처,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KIC가 과거 수소와 해상풍력 투자 기회를 검토했지만 경제성 입증 부족과 인플레이션, 프로젝트 금융 비용 상승 등의 이유로 투자에 나서지 않은 사례도 소개했다.
에너지 딥테크가 실제 인프라 투자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자와 자본을 연결하는 중간 단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용관 대표는 “초기 투자자가 단순히 자금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 전문가와 성장 이해관계자를 초기부터 참여시켜 사업모델을 구체화하고 제품·시장 적합성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신제 대표 역시 “사업 초기부터 사업시행자와 협력해 금융 조달이 가능한 구조를 함께 설계하는 자산운용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