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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미래농업 가로막는 정책자금의 잣대

농식품 모태펀드 자금 재배·가공 중심에 머물러
AI·로봇 가져와도 "농식품 관련 아니다" 심사 탈락
스마트농업 육성 기조에도...정책자금은 여전히 과거에

등록 2026-03-31 오후 6:55:20

수정 2026-03-31 오후 6: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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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6년 03월 31일 18시 55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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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원재연 기자] 농업의 뿌리는 여전히 밭에 있다. 다만 현대 농업의 동력은 더 이상 밭에서 이뤄지는 일에만 있지 않다.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현장 못지않게 데이터를 모으고, 장비를 제어하고, 생산 과정을 자동화하는 기술이 농업의 경쟁력을 가른다.

농업 자동관리 수확 로봇 이브 클레버가 사과를 따고 있다. (사진=뉴스1)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국가 농업 인공지능 전환(AX) 플랫폼’을 내걸고 AI(인공지능)기반 영농 솔루션과 스마트팜 육성 의지를 드러냈다. 농업을 더 이상 전통적인 재배 산업에만 묶어두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막상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집행하는 농식품 모태펀드 투자 판단에선 농업을 바라보는 기준이 아직 생산과 가공 중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벤처투자업계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농식품 자금을 받기가 까다롭다는 불만이 나온다.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포장재를 만들고, 농업 현장에 쓰이는 AI 솔루션을 개발해도 농금원은 여전히 ‘직접 농사에 참여하느냐’, ‘식품 제조와 이어지느냐’를 먼저 따진다는 것이다.

정책금융이 보수적인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공공의 돈에는 기준이 필요하다. 문제는 그 기준이 산업 변화의 속도보다 느리다는 데 있다. 스마트농업을 미래 산업이라 부르지만, 정작 그 미래를 만드는 기업들은 구식 업종 분류에 걸려 검토 단계에서 밀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판단이 한 두 기업의 투자 검토에서 끝나지 않는단 점이다. 모태펀드가 문을 좁게 만들수록 운용사들도 그 기준에 맞춰 기업을 고르게 된다. 애매한 기업은 초반 검토에서 빠지고 남는 것은 설명하기 쉬운, 말하자면 전통 농식품 기업 뿐이다.

정책금융의 역할은 민간이 주저하는 곳에 먼저 들어가는 데 있다. 농업의 경계가 넓어진 시대에 정책자금만 옛 잣대를 붙들고 있다면 정부가 내놓는 메시지의 설득력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말로는 미래 산업을 키운다고 하면서 실제 자금의 방향은 과거에 머문다면, 현장에 남는 것은 혼선 뿐이다. 그렇게 되면 스마트농업은 역시 공문 속 문장으로만 계속 남게 된다.

원재연 기자

1jae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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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연 기자

1jae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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