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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에 쏠린 시선

증시 버팀목 자처한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도 제 역할 다해야

등록 2026-01-27 오후 11:10:27

수정 2026-01-28 오전 5: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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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지난 2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열린 정부서울청사 복도엔 회의 시작 전부터 전운이 감돌았다. 1400조원이 넘는 국민의 노후 자금이 어디로 흐를지 지켜보는 눈이 많아지면서다. 이날 기금위는 국내 주식 비중과 해외 주식 비중을 작년 수준으로 유지하고, 올해 리밸런싱 역시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줄이겠다는 계획을 전면 철회한 셈인데, 정부의 증시 부양 드라이브에 발을 맞춘 모양새다.

하지만 시장이 진짜 궁금해하는 것은 따로 있다. 국민연금이 늘어난 비중만큼 그에 걸맞은 주주로서의 책임을 다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점이다. 단순히 주식을 보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적극적인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늘어난 투자 규모만큼이나 세밀하고 전문적인 주주권 행사 로드맵을 보여줄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 전주 기금운용본부(사진=국민연금)
사실 국민연금의 주주권 강화는 한국 증시의 고질적 병폐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가장 강력한 열쇠로 꼽힌다.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주 환원에 인색한 기업들을 향해 호령할 수 있는 유일한 큰 손이기 때문이다. 상법개정안으로 일반 주주의 권익 보호를 위한 법적 토대가 마련된 상황에서 소액 주주들이 국민연금의 입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동전의 뒷면처럼 따라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이른바 ‘연금 사회주의’에 대한 경계다. 정부 당연직 위원이 늘어난 지금의 기금위 구조에서 주주권 행사가 강화될 경우, 자칫 정부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기업에 앉히는 낙하산 통로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영계가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권을 흔드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배경이다.

이제 국민연금은 단순한 투자자를 넘어 경제의 심판이자 조력자가 돼야 한다.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분과 권력의 쌈짓돈이라는 오해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주주권 행사의 기준은 정치적 외풍이 아닌 수익률과 투명성이라는 두 가지 원칙 위에 세워져야 한다. 기금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선한 의도의 주주권 행사라도 시장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시점이다.

“국민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목적에 충실하겠다”는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의 말처럼, 국민연금의 시선은 정권의 성과가 아닌 국민의 미래를 향해 있어야 한다. 다음달 대규모 위원 교체를 앞둔 지금, 새롭게 구성될 기금위가 당면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허지은 기자

hur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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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은 기자

hur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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